대리기사(오른쪽)가 자기 옷 냄새를 맡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대리운전 기사에게 "냄새가 난다"며 목적지에 도착한 뒤 돈을 못주겠다고 한 남성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공분이 일고 있다. 결국 대리기사는 자신의 옷 냄새를 계속해서 맡아본 뒤 "냄새 나는 거 인정한다. 죄송하다"며 사과했고, 차주에게 대리비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벤츠남, 대리 불러놓고 대리기사 냄새 난다고 돈 안줌'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어젯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벤츠 차주가 대리운전 기사에게 냄새 난다고 대리비를 못준다고 했다"며 "대리운전 기사는 냄새 난다고 하니까 자기 옷 냄새를 맡더라. 이 장면이 너무 짠했다"고 적었다.

A씨는 이어 "차주는 심지어 대리운전 기사 업체에 전화해 '노숙자 비슷한 사람들도 대리기사 하냐'고 따지던데, 너무 화가 났다"며 "대리운전 기사님은 벤츠 차주에게 계속 사과를 하더라.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A씨가 공개한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차주로 보이는 남성은 대리운전 기사에게 "집에 오긴 왔는데, 목숨 걸고 왔다"며 "기본이 안돼 있다. 내 차에 냄새가 다 배었다. 이건 아니지 않느냐"고 소리쳤다.

그러면서 차주는 "내가 20~30분 오는데 2만5000원을 주고 와야 하냐. 냄새 나는 거 인정하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리기사는 자신의 옷 냄새를 계속해서 맡아보며 "죄송하다. 냄새 나는 거 인정한다. 업체에 결제하지 말라고 하겠다"며 사과했다.

A씨에 따르면, 결국 차주는 대리운전 기사에게 냄새 나는 것을 핑계로 대리비를 주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차주가 꼭 대리운전 기사분께 대리비를 주고, 제대로 된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이 같은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리기사님이 마음이 많이 상하셨을 것 같다", "벤츠 타는 사람이 냄새가 좀 나도 이해하지, 기껏 대리운전 시키고 돈도 안 내나. 좀 심하다", "냄새가 나면 미리 말하고 타질 말던가. 운전해서 온 대리기사는 시간만 허비하고 마음도 상했겠다" 며 차주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