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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그니피센트 7이 그리는 AI 세계의 현주소 [조원경의 경제·산업 답사기]

2023년 미국경제를 견인한 7개의 기업군을 가리켜 파이낸셜타임스는 ‘매그니피센트 7(TheMagnificent Seven)’이라 칭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아마존, 메타(페이스북), 알파벳(구글), 테슬라 등 7개 기업을 일컫는다. 원래 이 용어는 1960년대 서부 영화 ‘황야의 7인’의 영어 제목에서 유래했다. 미국 ‘빅 컷’이후 ‘매그니피센트 7’의 주가 향방에 많은 이의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각 기업의 주요 이슈를 분석해 본다.

1. 애플, AI 기업으로 새로운 도약 발판 만들듯

2024 회계연도 3분기(2024년 6월 29일로 마감) 애플의 핵심인 아이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94% 감소했으나, 서비스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14% 증가했다. 인공지능(AI) 거품론 속에서 돈버는 AI 기업으로 애플을 우선 바라보는 이유는 왜일까? AI에 대한 투자 보다 수익이 낮은 상황에서 AI 거품론이 발 빠르게 퍼지고 있다. AI가 우리의 삶의 방식을 크게 바꾸지 않는 상황에서 그래도 주목하는 기업이 애플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은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애플의 온디바이스 AI에 대한 실망감도 있지만 애플은 AI에 관해서 상당히 전략적인 기업이다. 확장현실(XR), 애플카의 실망감 이후에 애플은 절치부심 중이다. 엔드 유저 말단에서의 단말기, iOS 생태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막대한 데이터로 AI 서비스를 제공해서 돈 버는 비즈니스 구조를 만들 것으로 점쳐진다. 애플의 각종 기기에 들어가는 자체 반도체 설계 능력은 최고이다. 이를 통해 AI 비즈니스 모델을 애플이 제대로 만들면 애플은 최고 AI 기업이 될 것이다. 9월에 아이폰16 시리즈가 공개됐다. 이달에는 AI 기능을 갖춘 애플 인텔리전스, M4 시리즈 칩을 탑재한 맥북 프로, 아이패드 미니7 등의 제품이 공개될 전망이다. 올해가 아니더라도 교체주기를 감안하면 내년은 아이폰 빅사이클이 올 가능성이 높다.

2. 마이크로소프트, 소형언어모델을 비밀병기로 삼아

마이크로소프트(MS)는 윈도·오피스·게임 같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세계를 제패했다. 한때 기업은 하향 곡선을 그렸다. 클라우드로 재기하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AI 서비스와 이를 구동하는 클라우드, 반도체까지 직접 설계하는 종합 AI 회사로 눈부신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오픈 AI와의 재빠른 협력은 최첨단 AI 모델을 구축하게 했다. 한인 2세 피터 리 MS연구소장은 생성형 AI 시대 MS의 약진을 이끌고 있다. MS는 주목해야 할 트렌드로 거대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외에 소형 언어모델(SLM, Small Language Model)을 꼽고 있다. 클라우드에 연결할 수 없거나 스마트폰 같은 개별 기기로 추론이 제한되는 경우, 혹은 빠른 응답이 중요한 경우에는 SLM이 훨신 유용하다. 단순 작업 수행의 경우 비용을 줄이는 게 더 우선시되기에 SLM이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다. SLM은 AI가 기기 내에 적용되는 온디바이스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로 LLM보다 매개변수(파라미터)가 적어 비용이 싸다. 정확성을 추구하는 LLM보다 효율성을 존중하는 SLM이 이런 경우 주목받게 된다.

엔비디아 블랙웰 gpu [엔비디아]

3, 엔비디아,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에 사활 걸어

지금까지 엔비디아는 LLM과 생성형 AI의 시간이었다. 엔비디아는 향후 물리 세계의 AI가 각광받는 시간이 찾아올 것으로 본다. 그 시대의 주인공은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는 AI 로봇이다. 모든 AI는 물리법칙에 따라 모든 공장이 로봇화한다. 공장이 로봇을 제작하고 로봇은 로봇을 만든다. 로봇에서의 AI는 데이터센터 기반 생성형 AI보다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 로봇에게는 총 3개의 컴퓨팅 작업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에서 AI를 훈련·추론시키는 기초 모델, 로봇에 탑재되는 엣지 컴퓨팅, 이 둘 사이에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옴니버스’ 기반의 컴퓨팅이다. 옴니버스는 시행착오나 추가 비용 지출 없이 로봇을 훈련할 수 있다. 3개 컴퓨터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로봇을 훈련하여 완전하게 만든다. 엔비디아는 로봇 중에서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즉 인간을 닮은 로봇에 관심이 높다. 로봇 개발 시장에서도 표준 도구를 만들어 엔비디아 없이는 그 어떤 휴머노이드 로봇도 작동하지 않는 미래를 상상하고 있다. 그 역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주인공이다. AI를 넘어 엔비디아가 로보틱스, 신약 등에서 지구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원하고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이바지하기를 바란다.

4, 아마존, 우주 인터넷 서비스와 달 광물의 제품화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클라우딩 컴퓨팅, 인공지능의 3대 사업에 회사의 운명을 걸어왔다. 돈은 클라우드 사업이 가장 많이 번다. 전자상거래로 출발한 아마존은 네트워킹이 잘된 물류창고 확보, 데이터 활용을 통한 고객 분석, 드론과 자율 주행을 이용한 빠른 배송에 집중 투자를 해왔다. 나아가 콘텐츠 기업으로의 변신도 도모하고 있다. 자체 콘텐츠를 만들고 트위치, MGM을 인수했다. 이는 고객이 프라임 멤버십에 가입하고 아마존 플랫폼을 이탈하지 않도록 해 더 많은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는데 의의를 둔 것이다. 아마존의 미래는 어디에 있을까? 리비안에 10만 대의 자율주행 전기차를 주문한 것은 무모한 것일까? 블루 오리진을 통해 ‘달 광물의 제품화’를 시도하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우리가 이런 아마존의 미래를 얕보지 않는 것은 아마존이 늘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준비를 해온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소비자 만족, 혁신, 글로벌 확장에 회사가 일관되게 초점을 맞추어 소비자는 회사에 긍정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아마존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카이퍼’ 우주인터넷 서비스의 베타 버전을 2025년 초에 개시할 예정이다.

애플 인텔리전스 [애플]

5. 메타, 오픈 소스 AI로 개방형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

10년 이상 AI 개발의 선두에 서 온 기업으로서, 메타는 AI 분야에서 ‘발전’과 ‘경계심’을 늘 함께 생각하고 있다. 인류에 도움이 되는 AI를 생각하면서도 AI가 우리를 위협하지 않도록 규제에도 관심을 가진다. 메타가 AI 분야의 리더로 급부상한 이유이다. 메타의 생각은 다른 기술 거대 기업들과 다르다. 오픈AI의 챗GPT나 구글의 제미니와 같은 주력 AI 모델에 집중하는 것을 지양한다. 메타는 여러 AI를 통합하는 방향을 지향한다. 메타는 AI가 하나의 유형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람들은 다양한 이들과 비즈니스와 상호작용을 원하기에 다양한 관심사를 반영하기 위해 여러 AI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픈 소스 AI 모델을 지지하면서도 기술이 이를 통제하려 하거나 단일 제품을 구축하려는 회사를 통해 독점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인간적으로 들린다. 메타는 기술 산업 종사자들이 하나의 진정한 AI를 구축하려는 것에 큰 반감을 느껴왔다. 그런 이들을 AI를 신격화하는 인물로 배척했다. 메타는 2024년 라마 3.1(Llama 3.1)을 출시하며 업계 전반에서 오픈소스 AI를 발전시키고 있다. 구글, 오픈AI 등 경쟁사들과 메타 AI 모델이 다른 점은 이 모델이 오픈소스란 점이다. 메타는 향후 AI 시대에 개방형 생태계가 승리할 것으로 낙관한다.

6. 알파벳(구글), 연준 피봇과 틱톡 금지의 수혜 기업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견고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알파벳은 이익과 매출이 모두 월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보고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물론 투자자들은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에 예상보다 높은 자본 지출이 투입된 점과 유투브의 수익이 부진했다는 점에 실망하기도 했다. 구글 클라우드 부문의 강력한 실적에도 시장은 알파벳의 자본 지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은 알파벳이 AI를 통해 유저들의 사용량과 참여도를 높여 높은 수익을 창출한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거시경제 환경이 개선된다면 기업들이 광고와 클라우드 서비스에 더 많은 돈을 쓸 가능성이 커지고 구글의 수익이 높아질 수 있다. 내년 1월 미국에서 TikTok이 금지되면 유튜브로 더 많은 사용자가 유입될 수 있지 않을까.

7. 테슬라, 로보택시로 AI 사업 가능성 선보일듯

테슬라가 이달 공개할 ‘로보택시’에 전 세계의 눈이 쏠려 있다. 무인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는 대신 운전기사를 고용할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무인차량 운행을 구현할 만큼 발전하지 않았고 당국의 승인을 받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로보택시 사업화는 테슬라가 자동차 제조사에서 벗어나 AI 기술로 수익을 거두는 기업이라는 점을 증명하는 중요한 계기다. 포브스는 테슬라 자율주행 시스템이 운전자의 주의를 필요로 하고 구글 웨이모와 같은 경쟁사와 비교해 시범주행 건수도 현저히 적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법인택시처럼 테슬라가 차량을 저렴한 가격이나 무상으로 운전기사에 제공해 승객을 목적지에 데려다주는 사업모델을 구축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런 서비스에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되면 실제 도로 주행으로 얻는 학습 데이터가 늘어 기술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세상은 완전 자율주행 기반의 무인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할 때까지 테슬라가 시간을 벌 것으로 본다. 나아가 우버와 리프트 등 차량호출 플랫폼 경쟁사의 점유율을 빼앗을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매그니피센트의 AI 붐이 과한지에 대한 논란이 인 가운데 투자자들이 고려하지 못한 숨겨진 비용이 있을 수 있다. 대규모 AI 칩 투자와 관련된 감가상각은 투자자들이 이들 기업에 대한 가치 분석에서 고려하지 않는 숨겨진 위험이다. 거대 기술 기업은 수십억 달러 상당의 GPU 칩을 구매할 때 이를 즉시 비용으로 기록하지 않고 자본 지출로 처리한다. AI GPU 칩의 유용한 수명이 예상보다 훨씬 짧으면 어떻게 될까. 예상보다 높은 감가상각비가 발생해 결국 이익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은 2025년을 바라볼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높은 주가를 감안할 때 성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그래도 이들이 세상을 이끄는 주역일 것이다.

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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