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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언제 와?” 서울 입성 이틀만에 숨진 父…가해자도 죽은 ‘영월 역주행’ 비극
지난달 16일 오전 1시 27분께 강원 영월군 국도 38호선 영월2터널에서 승합차가 역주행하던 SUV 차량과 정면충돌해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강원특별자치도 소방본부]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지난 추석 연휴 ‘영월 만취 역주행’로 숨진 30대 가장의 유족이 “동생이 피나는 노력으로 일군 가정이 너무나 쉽게 무너졌다”며 음주운전 관련 처벌을 강화해달라고 촉구했다. 음주운전 가해자인 20대 운전자는 이미 숨져 죄를 물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영월 만취 역주행 사고로 숨진 A(32)씨가 자신의 친동생이라고 밝힌 B씨는 지난달 30일 국회 전자청원에 “영월 역주행 교통사고 관련 음주운전 처벌 강화에 관한 청원”을 공개했다.

B씨는 청원을 통해 “내 동생은 일찍이 사회생활을 시작해 아름다운 가정을 꾸렸고, 사고 이틀 전에는 그토록 꿈에 그리던 서울로 이사를 해 아내와 두 아이와 행복한 미래를 그렸다”며 “한 남자의 피나는 노력으로 일궈낸 가정은 대한민국에서는 ‘흔한’ 음주운전으로 너무나도 쉽게 무너졌다”고 말했다.

[헤럴드DB]

B씨는 “해병대 부사관인 가해자는 과거 음주운전 등으로 군 재판까지 받은 전력이 있다고 기사를 통해 접했다”면서 “그런 그에게 왜 솜방망이 처벌로 끝내 다시 운전대를 잡게 했나”고 물었따.

그러면서 “술을 드시면 안 되는 아버지는 끊었던 술을 다시 입에 대며 아픔을 달랜다”며 “올케는 얼굴과 발에 멍이 가득한 채로 친동생의 장례를 치렀고, (사고 차량에 동승했던) 장인어른은 휠체어에, 장모님은 중환자실에 누워계신다”고 고통받는 가족들의 상황을 전했다.

B씨는 이어 “아이들은 아빠가 언제 오냐고 매일 울며 묻는다”며 A씨의 아내는 남편 없이 서울 집에 들어가 살 자신이 없는 상태라고도 했다.

B씨는 “가해자가 없기에 벌을 물을 수 없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께 청원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생의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음주 운전 처벌을 더욱 더 강화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추석 연휴였던 지난달 16일 오전 1시 27분쯤 강원도 영월군 영월2터널에서 카니발 승합차에 아내와 5·3세 자녀, 장인·장모를 태우고 달리던 중 마주오던 C(23)씨의 셀토스 차량과 정면 충돌하는 사고로 숨졌다. 이 사고로 가해차량 운전자 C씨도 숨졌고, A씨 외 가족들도 크게 다쳤다.

경찰 조사 결과 C씨는 동영월교차로에서 사고 지점까지 4㎞가량 역주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혈액 감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0.08% 이상) 수치였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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