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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전봇대 올라가고, 차에 치이고…위기의 호주 코알라들
코알라, 지난 2022년 멸종위기종 지정
“정부 대첵에도 코알라들 설 자리 잃어…개체 수 감소세”
“산림 벌채 감독 등 서식지 보호해야”
전봇대 위에 올라간 코알라의 모습.[화이트스 힐의 코알라와 왈라비 구하기(Save the Koalas and Wallabies of White's Hill) 사진 캡처]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호주에서 코알라들이 위험에 처해있다. 거리 한복판에서 코알라가 차에 치여 사망하거나 전봇대에 올라가는 일이 점점 빈번해지고 있어서다. 코알라들의 서식지인 산림이 개발 산업 등으로 인해 사라지고 있어서다. 이에 전문가들은 코알라들을 위한 보호 조치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호주에서 코알라들이 도로 근처, 전봇대 위, 학교 등 안전하지 않은 장소에서 밤낮으로 발견되고 있으며, 일부는 차에 치이거나 개에게 공격을 당해 바닥에 누워있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영국 국적의 코알라 구조사인 존 나이츠는 최근 호주 브리즈번 남부 교외에서 두 차례의 장마가 발생한 뒤 지난 두 달 동안만 100건 이상의 코알라 구조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두 배나 많은 정도라고 나이츠는 설명했다.

개에게 공격 받은 뒤 동물보호단체로부터 고조된 한 코알라의 모습. [호주 동물학대방지센터(RSPCA) 영상 캡처]

특히 코알라 일부는 눈과 엉덩이 등이 아픈 상태로 발견되는데, 이는 스트레스를 받는 코알라에게서 빠르게 퍼지는 ‘클라미디아 병’의 징후라고 방송은 전했다.

실제로 호주 동물학대방지센터(RSPCA)는 퀸즐랜드 남동부에 위치한 두 야생동물 병원은 지난 6년 동안 5000마리의 질병에 걸린 코알라들을 치료했지만, 안락사 비율이 66%에 이룰 정도로 치료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코알라는 지난 2022년 멸종위기종으로 공식 지정됐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와 호주 수도 준주, 퀸즐랜드주에서 코알라는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전문가들은 산림 벌채 등으로 코알라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어 도시에서 코알라를 보는 일이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호주 환경과학혁신부(DESI)도 “코알라 개체 수가 도시 외곽의 숲에선 안정화됐지만 도시와 반농촌 지역에선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호주 정부는 그해에 코알라 개체수의 감소를 막고, 서식지 규모, 연결성 등을 개선하기 위한 10년 국가 복원 계획을 수립했다.

실제로 호주 정부는 코알라와 그 서식지의 회복과 장기 보존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4년 동안 7600만호주달러(약 693억7660만원)를 기부했다. 퀸즐랜드 주정부 역시 코알라 보호를 위한 예산으로 3100만호주달러(282억9835만원)를 증액했고 퀸즐랜드 남동부의 코알라 서식지 면적 71만4000헥타르 중 절반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했다.

호주 퀸즐랜드의 한 부지가 산림벌채로 인해 황무지가 된 모습 . [그린피스 영상 캡처]

그러나 정부의 노력에도 코알라의 개체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지난 5월에 발표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코알라 서식지 복원에 수백만달러가 지출됐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등록 개체수는 감소했다.

호주 정부가 코알라들을 위한 서식지를 보존하려는 계획마저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코알라 개체수의 감소를 막을 정도로 충분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퀸즐랜드 보존 위원회의 나탈리 프로스트는 주정부의 계획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족한 수준이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코알라들의 서식지를 지키기 위해 산림 벌채에 대한 정부 차원의 감독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그린피스 오스트레일리아 퍼시픽의 선임 캠페인가인 젬마 플레스만은 “매년 퀸즐랜드 전체 산림전용의 70~80%가 주정부 차원의 승인이나 감독을 받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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