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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G, 현실 모방 넘어 새로운 세계 창조하는 예술”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
최종진 CG 슈퍼바이저 인터뷰
1000만 영화 ‘아바타: 물의 길’ CG 총괄
‘혹성탈출’ ‘어벤저스’ ‘트랜스포머’ 등 참여
“물은 99% CG...데이터, 전편의 20배”
아바타: 물의 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2022년 당시 국내 관객으로만 1000만명을 돌파했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물의 길’. 전편을 뛰어넘는 스토리와 황홀한 그래픽에 전 세계는 환호했다.

마치 아쿠아리움을 극장에 옮겨놓은 듯한 생생한 물의 질감, 그 이면엔 수많은 CG(Computer Graphics) 아티스트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그중 CG 전반의 퀄리티를 책임진 시각특수효과(VFX)팀인 웨타 FX에는 한국인 최종진 CG 슈퍼바이저가 있다. ‘아바타2’는 그의 열정과 기술이 담긴 작품이다.

오는 10월 8일 서울 반도 세빛섬에서 열리는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에서 그는 ‘아바타: 물의 예술, 기술을 넘어서’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최종진 CG 슈퍼바이저

최 슈퍼바이저는 헤럴드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CG는 단순한 현실 모방을 넘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예술적 매체”라며 “‘아바타2’를 작업하면서 사실성을 바탕으로 예술적 감각을 더해 독창적인 비주얼을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강조했다.

‘반지의 제왕’, ‘아바타’를 제작한 세계적인 영화 시각효과 제작사인 웨타FX에서 그는 ‘혹성탈출’, ‘호빗’, ‘어벤저스’, ‘트랜스포머’ 등의 포토리얼리스틱 렌더링에도 참여했다. ‘아바타: 물의 길’에선 CG 슈퍼바이저로 참여해 오스카 시각효과상을 비롯해,다수의 상을 수상하는 데 기여했다.

그는 CG 슈퍼바이저에 대해 “CG 작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감독하며, 문제가 있다면 팀과 상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CG 전반의 퀄리티를 책임지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아바타2’의 CG작업에 동원된 인력은 무려 2000명에 달했다. 이는 그가 재직 중인 웨타 FX 정규 인력과 거의 일치하는 숫자다. 최종진 슈퍼바이저는 “2020년부터 본격화된 ‘아바타2’ 단 한 편을 위해 상당히 많은 인력이 확충됐다”고 회상했다.

CG가 들어가지 않은 샷이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그 어느 영화보다 CG 사용이 많은 작품이었다. 아바타 작업을 하면서 상황별 물을 표현하는 데에도 상당 시간을 쏟아야만 했다.

그는 “영화에 나오는 물은 99%가 CG로 만들어졌다. ‘아바타2’는 영화 전체 데이터 양이 18.5페타바이트로 전편의 20배가 쓰였다”며 “슈퍼바이저로서 팀원들이 비교적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셋업을 만들고 일관된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바닷속에서 햇빛이 물빛무늬를 이뤄 아름답게 비추는 장면을 작업한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CG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의 경험도 소개했다. 높은 퀄리티를 추구하지만 원하는 그림이 명확해 정확한 지시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 그는 “개인적으로는 학창시절 컴퓨터그래픽에 흥미를 갖게 하는 데 결정적 계기를 마련해주신 분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라며 “공동 작업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영화의 CG 제작은 길어야 1년이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바타는 2~3년이라는 방대한 시간이 소요됐다.

최 슈퍼바이저는 “스토리작업과 콘셉트 작업, 촬영, 물 파이프라인 개발, 영화에 들어가는 수많은 캐릭터와 배경, 소품 제작 등이 먼저 이뤄졌고, 실제 영화에 들어가는 샷들은 대략 개봉 2~3년 전부터 작업을 시작, 개봉 직전까지 총 3240개의 샷이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CG는 사실감을 잃으면 관객 몰입을 방해한다. 그는 “CG 작업에 앞서 방대한 참고 자료를 수집하고, 충분한 자료가 없을 경우 직접 촬영을 하기도 했다”며 “이에 더해 물리적 이론을 기반으로 한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를 통해 높은 사실성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그는 웨타에 합류한 후 2011년 처음으로 CG 캐릭터의 조명과 랜더링 작업을 맡았던 ‘혹성탈출’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꼽았다.

또, 2013년에 작업한 ‘아이언맨3’와 관련해선, “아이언맨 슈트의 메탈릭한 질감과 빛의 반사 효과를 구현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워, 그 작업에 푹 빠져 밤새 몰두하곤 했다”고도 회상했다.

영화에 CG가 사용된 후 지금까지의 CG 기술은 사실상 영화산업이 견인해왔다. 그는 “현재 게임산업으로 CG기술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더 높은 품질의 실시간 렌더링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CG 업계 성공을 꿈꾸는 젊은 지망생들을 향해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최 슈퍼바이저는 “영화, 애니메이션,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교육기관들과 동영상 강좌들이 많은 분야인 만큼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며 “퀄리티보다는 효율과 비용이 강조되는 경우도 많다. 전문화할 수 있는 분야를 찾은 후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분명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정목희 기자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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