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지지율 1위 굳건하지만
의원표 포함시 고이즈미 유리
‘극우’로 알려진 다카이치도 두각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일본 집권당 자민당의 총재 선거가 사실상 유력 후보 3파전이 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세 후보는 70% 이상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하지만 과반수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없어 결선 투표에서 자민당 총재이자 차기 일본 총리가 가려질 전망이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13~15일 자민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이시바가 25%로 1위를 차지했고, 다카이치가 22%, 고이즈미가 2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나머지 후보 6명의 지지율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또한 투표권을 가진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70% 가량이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닛케이 조사에 따르면 전체 367표 중 고이즈미 전 환경상과 기시다파의 2인자였던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각각 40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시바 전 간사장과 다카아치 담당상은 각각 30표로 뒤를 이었다. 아직 입장을 결정하지 않은 의원은 90여명이었다.
요미우리신문도 동일 기간에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시바가 26%, 다카이치가 25%, 고이즈미가 16%로 비슷한 순위를 보였다. 아사히 신문 여론조사에서도 이시바는 32%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아사히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가 24%로 다른 여론조사와 달리 2위를 차지했으며 사나에가 17%의 지지율을 얻으며 3위를 기록했다.
닛케이는 여론조사와 자민당 의원들 민심을 종합해 판단했을 경우 자민당 의원 지지율이 높은 고이즈미가 당선 확률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 이시바는 2위, 다카이치는 3위로 예상했다.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후보가 없는 만큼 남은 일주일 동안 후보들은 국회의원과 자민당 지지자를 대상으로 열띤 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세 후보 모두 특징이 뚜렷한 인물들로, 어떤 후보가 결선투표에 오를 지 관심이 쏠린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4대째 이어온 세습 정치 가문의 일원으로 준수한 외모까지 갖춘 덕에 대중적 인기를 끌면서 언젠가는 총리가 될 재목으로 주목받아 왔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자민당 의원들의 지지를 얻고 있으며 40대 초반 젊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자민당의 이미지 쇄신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40년 가까이 정치권에 몸 담으면서 방위청 장관, 방위상, 농림수산상, 지방창생담당상 등 풍부한 내각 경험도 쌓았다. 2008년부터 총 네 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떨어졌기에 본인도 이번 도전이 마지막이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당선시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에 오르는 다카이치 사나에는 ‘리틀 아베’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다. 방송인으로 활동하다가 1993년 중의원 선거에서 처음 당선된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은 아베 정권 시절 자민당 정조회장과 총무상 등 요직을 거쳤다. 출마 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신사는 내가 매우 소중하게 생각해온 장소”라며 참배를 계속할 뜻을 내비치는 등 극우 성향이 짙다.
한편 오는 27일 실시되는 1차 투표는 국회의원 367표와 당원(당비를 납무한 일본 유권자)·당우(자민당 후원단체 회원)의 367표를 합친 734표로 결정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의 득표를 얻은 후보가 없을 경우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후보 2명이 결선 투표에 진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