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로봇·전장 등 신사업 육성 강조
이달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기자간담회에서 질의를 받고 있는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이 취임 3년을 앞두고 “우리의 다음 타깃은 ‘강한 성장(bold growth)’”이라며 “미래 성장을 위해 과감히 변화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미래 성장을 위한 전략으로 메드텍(의료기술)·로봇·전장·친환경 공조 설루션 등 4대 분야에서 신사업 육성을 제시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 부회장은 DX부문 출범 3주년을 앞두고 지난 8월 말 경기도 수원 본사에서 열린 DX 커넥트 행사에서 “그동안 ‘원삼성(One Samsung)’의 기틀을 다지고 사업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우리의 다음 타깃은 ‘강한 성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 부회장은 지난 2021년 12월 DX 부문장에 취임하면서 ‘원삼성’을 키워드로 제시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원삼성’의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 이를 위해 기존의 사업부와 제품 간 벽을 허물고 고객 입장에서 느끼고 생각하고 탐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3년을 앞둔 한 부회장은 ‘원삼성’에 이어 미래 도약을 위한 새로운 키워드로 임직원들에게 ‘강한 성장’을 제시한 셈이다. ‘강한 성장’의 구체적인 실행 전략으로 ▷메드텍(의료기술) ▷로봇 ▷전장 ▷친환경 공조 설루션 등 4가지 핵심 영역에 걸쳐 차세대 신성장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의료기기 자회사인 삼성메디슨은 올해 5월 약 1265억원 규모의 프랑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소니오(Sonio)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의료기기 사업에서도 AI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이달 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4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점을 언급하며 “미래 산업을 들여다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있다.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의료 쪽에 많은 관심을 갖고 미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IFA 2024에서 자율주행 AI 로봇 ‘볼리’를 앞세운 시연 행사를 가지며 로봇사업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DX 부문 산하 로봇사업팀 연구개발(R&D) 인력을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으로 배치하며 로봇사업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한 바 있다.
아울러 오디오기기 자회사 하만과의 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전장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친환경 공조 설루션의 경우 기존 사업과 연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 부회장은 IFA 2024 간담회에서 “생활가전 제품들이 100~200년이 넘은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변화를 주기 위해 에너지 절감뿐만 아니라 폼팩터를 바꾸는 기술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부회장은 ‘AI 컴퍼니’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외부 AI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디바이스 사업 외에 서비스와 기업간거래(B2B) 사업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한 부회장은 “AI 디바이스들의 지속적인 발굴과 AI를 통한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일하는 방식과 업무 프로세스, 고객 서비스에도 AI를 적극 도입해 업무 생산성과 속도를 끌어 올려 글로벌 AI 선도회사로서 주도권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올해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대두된 노사 문제에 대해선 “노사는 대립이 아닌 상생 관계로 가져가야 한다”며 “열린 자세로 진정성 있게 소통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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