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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부과 의사인척 미용시장 쏟아져” 피부과서 의대증원 반대, 이유 뭐길래

1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피부과를 전공하지 않은 비전문의 의사들이 미용의료 시장으로 쏟아지는 현 상황에 대해, 피부과 전문의들이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필수의료 분야 의사가 부족한 사태로 귀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석권 전북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12일 오전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대한피부과학회 주관으로 열린 ‘제22회 피부건강의 날’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취지로 발언했다.

윤 교수는 올해 초 피부과 전공의·전문의 280명을 대상으로 피부과 의사를 거짓 표방하는 미용·일반의사들의 행태를 설문한 결과를 공개하며 “현 상황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91.1%는 일반의나 다른 과 전문의들이 피부과 의사 행세를 하는 것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들은 피부과가 아닌 의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방송 출연 등 미디어를 악용(88.2%)하거나, 진료과목 표시 위반(72.9%), 불법 홍보(62.7%) 등을 이용해 마치 피부과 의사인 것처럼 사칭한다고 답했다.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붙은 의대 입시 관련 안내판. [연합]

또 피부과 의사가 아닌 이들로부터 레이저나 필러 시술 등 피부미용시술을 받고 부작용이 생긴 환자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86.7%에 달했다. 피부질환 부작용(63.9%), 피부미용시술 사고(47.6%) 환자를 본 적이 있다는 응답도 높았다.

같은 조사에서 바이탈과 의사 인력 부족 사태와 의사들의 피부미용 시장 유입 현상이 관련이 있느냐는 항목에도 91.8%가 동의했다. 피부과를 전공하지 않은 의사들이 부족한 전문성을 가지고 돈이 되는 미용의료 시장으로 집중될 경우, 필수의료 의사들이 줄어고 환자 안전이 위협받는 다는 주장이다.

윤 교수는 “피부과 의사를 사칭하는 미용·일반의사의 행태를 근절하기란 아득하고, 앞으로는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바이탈과 의사들의 부족으로 귀결될 개연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조사가 피부과 의사로 가장한 미용·일반의사만 양산하는 의대 정원 확대를 반박하는 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다른 피부과 전문의들은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국내 의료시스템이 이같은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봤다.

조항래 대한피부과의사회장은 “최근 미용의료 분야 의사가 많아지고 있는데 산부인과, 내과, 응급의학과 등 원래 하고자 했던 전공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과연 미용의료를 하러 오겠느냐”며 “필수의료의 문제를 해결하면 미용의료시장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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