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브이로그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경찰이 36주 태아를 낙태(임신중단)했다는 경험담을 올린 유튜버 관련 수사에서 낙태 수술을 집도한 의사를 해당 수술병원의 원장이 아닌 다른 산부인과 전문의로 특정했다. 또 블로그 광고를 통해 환자 알선 광고를 한 혐의로 브로커 1명도 입건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12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서 사건 브리핑을 열고 수사 상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에서 압수물과 의료진 진술 등을 분석해보니 실제 낙태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별도로 있었다”며 “집도의를 특정해 8월 말에 살인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병원장이 낙태 수술을 집도한 것으로 알려져왔다. 이번에 ‘실제 집도의’로 추가 입건된 의사는 수술병원 소속이 아닌 다른 병원의 산부인과 전문의다.

이로써 경찰이 ‘36주차 낙태’ 사건과 관련해 입건한 인원은 낙태 수술 집도의와 수술병원 원장, 집도의, 마취의, 보조의료진 3명, 낙태 경험담을 유튜브에 올린 유튜버 등 총 7명으로 늘어났다. 경찰은 집도의와 병원장, 유튜버 등 총 3명을 살인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앞서 마취의와 보조의료진 3명에 대해서는 살인 방조 혐의가 적용된 바 있다. 병원장은 해당 병원 수술실에 폐쇄회로(CC)TV가 없었던 점을 고려, 의료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의료진 6명을 모두 조사했으며, 유튜버에 대한 추가 조사도 진행한 상태다.

경찰은 사건 수사 초기 당시 병원 관계자들의 거짓 진술로 집도의가 따로 있었다는 점을 특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 관계자의 휴대전화·태블릿 PC 등 13점과 진료 기록 등 관련 자료 18점을 압수해 살펴본 결과 집도의를 확인할 수 있었고 집도의 본인도 자신이 수술한 것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의료진 6명 조사 과정에서 각 의료진들의 진술이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료진들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거나 상호 엇갈리는 내용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 의료법 위반 혐의로 브로커 1명도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낙태 경험담을 유튜브에 올린) 유튜버의 지인이 인터넷을 검색해 브로커가 올린 블로그 광고를 보게 됐으며 그 지인이 유튜버에게 병원을 소개해 준 것”이라며 “브로커는 병원 관계자가 아닌데 블로그 광고를 통해 환자를 알선했기 때문에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했다. 브로커는 수술병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환자 알선 광고글을 인터넷에 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종합병원 전문의와 산부인과 전문의, 자문업체 등을 통해 의료감정도 받고 있다”며 “추가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