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10만명 사망 위험” 무서운 ‘흑색종’…내성없는 항암제 나온다
- KIST, 흑색종 억제 표적 항암제 내성 핵심 기전 규명
흑색종.[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흑색종은 피부 속 색소를 만들어 주는 멜라닌 세포가 일으키는 암으로, 전이나 재발이 쉽게 발생해 피부암 중 가장 치명적다.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로 인해 흑색종 환자가 빠르게 늘어 2040년에는 매년 세계에서 약 10만명이 흑색종으로 사망할 것으로 보고된다. 현재 임상에서는 BRAF(비라프) 세린/트레오닌 단백질 키나아제로, 인간의 세포 성장과 분열을 조절하는 신호 전달 경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

라는 발암 유전자를 억제하는 표적 항암제로 흑색종을 치료하고 있다. 하지만 약물에 대한 내성이 빠르게 발생해 치료 효과가 높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약소재연구센터 김택훈 박사 연구팀은 흑색종이 BRAF 억제 항암제에 대한 내성을 가지게 되는 핵심 기전을 새롭게 규명하고, 내성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항암제 개발 전략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BRAF 항암제에 내성을 지닌 세포주 모델을 이용해 AMD1 유전자의 활성이 항암제 내성을 가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AMD1 유전자는 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촉진하는 폴리아민(polyamine) 생합성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데, 일반적으로 암세포에서 폴리아민이 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다. 실험을 통해 이 유전자의 활성을 조절한 결과, 폴리아민 생합성을 억제하면 BRAF 항암제에 대한 내성도 낮아져 흑색종이 사멸됨을 확인했다.

BRAF 억제 항암제 내성 발생 기전.[KIST 제공]

이를 바탕으로 항암제 내성 흑색종에서 발암 유전자인 c-Myc이 폴리아민 생합성의 증가를 유발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렇게 증가된 폴리아민이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의 양을 증가시켜 미토콘드리아 활성을 높이며, 이로 인해 항암제에 내성을 지닌 암세포의 증식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흑색종 항암제 내성 발생 핵심 기전임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폴리아민 생합성이 BRAF 항암제 내성 유발의 원인임을 밝힌 세계 최초의 연구이며, 나아가 KIST 연구팀은 BRAF 항암제에 대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 내성 기전의 각 단계를 억제하는 항암제 개발 전략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항암제 내성이 빈번하게 발생해 완치가 어려웠던 흑색종을 치료할 수 있는 폴리아민 대사 조절 기반의 신규 항암제 개발이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2028년 10억 달러 규모로 전망되는 BRAF 억제 항암제 시장에 적용가능한 선도 기술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택훈 박사는 “가장 치명적인 피부암인 흑색종의 항암제 내성 발생의 핵심 기전을 규명했다”라며, “대사항암제 개발을 위해 BRAF 돌연변이가 자주 나타나는 대장암, 갑상선암 등에서 폴리아민 대사 조절을 통한 항암 효과 검증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Molecular Cancer’ 최신호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