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아기에 ‘뜨거운 커피’ 붓고 도망친 33세男…호주서 ‘해외도피’, 국제 수배령
퀸즐랜드 경찰 페이스북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호주에서 생후 9개월 아기에게 뜨거운 커피를 붓고 도망간 33세 남성이 현재 호주를 벗어나 도주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BBC는 이 사건에 호주 전체가 경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0일(현지시각) BBC, CNN 등 외신은 지난 8월27일 호주 브리즈번의 한 공원에서 일어난 무차별 '커피 테러'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당시 공원에서 9개월 된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휴식을 취하던 가족에게 다가온 한 남성이 아기에게 느닷없이 뜨거운 커피를 붓고 달아났다. 아이는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온몸에 화상을 입었다. 병원 관계자는 "앞으로 여러차례 피부 재생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수술은 수년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을 접수한 호주 브리즈번 경찰은 해당 공원에 있는 CCTV를 통해 이 남성을 용의자로 특정할 수 있었다. 남성은 보통 체격에 검게 그을린 피부를 가졌고 파란색 체크무늬 셔츠와 반바지 차림, 검은색 모자와 안경을 착용하고 있었다.

경찰 조사결과, 33세의 이 남성은 2019년부터 취업 및 여행 비자로 여러 차례 호주에 드나들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다음 날 경찰은 CCTV 화면을 공개해 이 남성을 수배하고 나섰지만, 사건 발생 후 6일째 되던 날 이 남성은 시드니 공항을 통해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그의 신원을 확인하기 불과 12시간 전이었다.

이 사건 담당 형사는 이 남성이 국제 수배된 사실을 알리며 "우리는 이달 1일에서야 CCTV에 찍힌 남성의 이름을 확인했다"며 "우리가 그의 얼굴 사진에 이름표를 붙인 지 불과 15분 만에 그가 해외로 도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용의자의 이름과 도망간 나라에 대해서는 수사에 혼선을 줄 수 있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 남성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BBC에 따르면 브리즈번 시민들은 아이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진 뒤 화상 치료를 위한 모금에 나서 현재까지 10만 달러(1억 3443만원)이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