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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에어로, 항공엔진 국산화 2년 단축 검토…“경제적 효과 100조 시장” [비즈360]
국회 ‘첨단항공엔진 개발 세미나’ 개최
김원욱 전무 “13.5년서 2년 앞당길 것”
해외는 엔진이 국책 사업, 정부 지원 절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첨단 항공엔진 개발을 위한 세미나’에서 이상언(왼쪽 첫번째부터) 두산에너빌리티 상무, 김원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무 등이 참석했다. 한영대 기자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국가 안보 관점에서 항공엔진 국산화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산화 개발 기간을 기존 계획안보다 2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항공엔진 국산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원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첨단엔진사업단장 전무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첨단 항공엔진 개발을 위한 세미나’에서 “정부의 사업 타당성 조사 이후 (첨단엔진 국산화를) 2026년에 착수할 시 2039년까지 약 13년이 넘는 개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개발 기간을 13.5년에서 2년 축소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항공엔진 분야에서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 중 하나이다. 하지만 미국 등 엔진 자체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이 기술 수출을 엄격히 제한하면서 항공엔진 조기 국산화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5년간 누적 1만여대의 항공엔진을 조립생산 및 정비를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항공엔진 국산화에 나서고 있다.

김 전무는 “전체적인 개발 일정은 우리나라 공군에서 중요시 하고 있는 전투기 KF-21 전력화 시기에 지장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전력화) 시기에 맞추되 탄력적으로 개발 일정을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첨단 항공엔진 개발을 위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한영대 기자

항공엔진 국산화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 대해 김 전무는 “국내 밸류체인 구축으로 2050년까지 첨단 항공엔진 및 파생형 엔진 개발 시 약 100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무는 “(항공엔진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으나 산업 사이클이 길어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 가능하다”며 “지역 경제 측면에서 살펴볼 때 수많은 협력업체를 포함한 산업 생태계 조성으로 질 좋은 고용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 엔진 독자 개발이 100% 이뤄질 시 약 94조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6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김 전무는 언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 국산화를 위해 올해 기준 250여명 수준의 엔진 연구개발(R&D) 인력 규모를 2028년까지 최대 800여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올해부터 2031년까지 인공지능(AI) 기반의 항공엔진 통합 설계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미국 코네티컷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HAU)의 체셔 사업장에서 작업자가 엔진 케이스를 가공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김 전무는 “AI 기반의 항공엔진 통합 설계 플랫폼은 엔진 개발 효율성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디지털 트윈 기반의 엔진 서비스 모델 사업화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트윈 기반의 엔진 서비스는 첨단 ICT 기술 등을 활용해 엔진 고장 시기를 미리 예측하는 것이다.

발전용 가스터빈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도 항공엔진 시장의 성장성을 주목, 올해 3월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현재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 중인 무인기용 가스터빈 엔진 개발에 참여하고 있고, 정부가 발주한 첨단 항공엔진 개념설계를 수행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직원들이 엔진을 점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이상언 두산에너빌리티 GT 센터 담당 상무는 이날 세미나에서 “국내외 연구기관과 협업을 통해 (항공엔진) 냉각 관련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다”며 “자체 개발한 설계 소프트웨어에 (데이터베이스를) 내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항공엔진 국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전무는 “엔진 선진국들은 국가 정책 사업으로 엔진을 일찌감치 선정,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첨단 항공엔진 개발을 위해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수”라며 “(정부는) 핵심 기술 사전확보 방안, 시험 인프라 구축, 전문 인력 양성을 고려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선보인 두산에너빌리티 수소터빈 모형.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심현석 방위사업청 서기관은 “우리나라가 초음속 전투기 KF-21를 선보이기까지 17년 동안 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국가 역량을 결집해 개발에 성공했다”며 “엔진 분야에서 국산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KF-21 사례처럼 국가 전반적인 역량이 모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축사에서 “첨단 항공엔진의 국내 개발에는 10년이 넘는 오랜 시간과 수조원에 달하는 국가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술 개발의 가치를 검증하기 위해 방사청은 공군, 기업 등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연말까지 항공엔진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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