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년차 오마이걸, 미니10집 컴백

보다 성숙해진 몽환 콘셉트에 위로 담아

“오마이걸은 나의 집이자 청춘, 나의 20대”

“오마이걸의 10년…우리의 청춘이자 뿌리” [인터뷰]
오마이걸 아린 미미 효정 승희 유아 유빈(왼쪽부터) [알비더블유, WM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톱니바퀴처럼 착착 맞물린다. 지난 10년간 함께 성장하며 울고 웃었다. 서로의 변화를 마주하며 보낸 시간동안 오마이걸은 리더 효정에겐 ‘나 자신’이었고, 유빈에겐 ‘집’이었다.

“제 20대의 전부이자 가장 완벽한 기록이에요.” (오마이걸 유아)

그룹 오마이걸이 1년 1개월 만엔 10번째 미니음반 ‘드리미 레조넌스’(Dreamy Resonance) 발매, 지난 10년의 모든 것을 쏟아냈다. K-팝 업계의 독보적인 ‘몽환돌’답게 오마이걸은 이번에도 ‘몽환 콘셉트’로 돌아왔다.

유아는 “(데뷔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난 만큼, 몽환적이어도 오마이걸이 어렸을 때 한 분위기와는 다를 것”이라며 “성숙해진 오마이걸의 몽환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2015년 ‘큐피드’(CUPID)로 데뷔한 오마이걸은 청순하고 몽환적인 콘셉트로 걸그룹 시장을 열었으나, 그룹이 처음부터 빛을 본 것은 아니다. 꾸준한 활동으로 인지도를 쌓고 한결같은 모습으로 문을 두드렸다. 2018년, 데뷔 4년차가 된 오마이걸은 ‘비밀정원’으로 마침내 음악방송 1위에 오르며 ‘노력의 결실’을 봤다. ‘비밀정원’은 미미가 꼽는 “오마이걸의 정체성을 가장 잘 담아낸 곡”이다. 그는 “‘비밀정원’ 무대를 하면서 정말 많은 위로를 받았다”며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고, 앞으로 열심히 해나가자는 힘을 많이 받는 때였다”고 돌아봤다.

“오마이걸의 10년…우리의 청춘이자 뿌리” [인터뷰]
오마이걸 [알비더블유, WM엔터테인먼트 제공]

오마이걸의 ‘인기 굳히기’가 시작된 것은 2020년부터다. 그 해 ‘살짝 설렜어’와 ‘돌핀’(Dolphin)이 엄청난 인기를 모았고, 2021년 ‘던 던 댄스’(Dun Dun Dance)까지 연타석 홈런이 나오며 마침내 오마이걸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오마이걸은 지난 10년 내내 ‘여름’이었다. 오마이걸의 노래는 매해 여름 대한민국에 울려퍼졌다. 국내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에 따르면 오마이걸은 2017년부터 현재까지 여름철(6~8월)에만 무려 628만 8000명의 이용자가 총 3억 9000만회를 들었다. ‘돌핀(Dolphin)’, ‘던 던 댄스(Dun Dun Dance)’, ‘살짝 설렜어’, ‘여름이 들려’는 오마이걸의 대표 여름곡이다. 그 중 ‘여름이 들렸어’는 전체 스트리밍 횟수 대비 여름철 스트리밍 비중이 46.3%나 됐다.

10년차에 내놓는 새 앨범 역시 여름의 끝에 찾아왔다. 승희는 “조금 더 빨리 나오고 싶었는데, 여름의 끝과 가을의 시작에 오게 됐다”고 했고, 효정은 “몽환적인 음악과 밝은 음악 중 고민을 많이 했다. 가장 ‘오마이걸스러우면서도’ 위로라는 메시지를 담아보려 했다”고 말했다. ‘위로’에 중점을 두고 스토리텔링을 이어가자 자연스럽게 어릴적 가지고 놀던 ‘애착의 대상’을 떠올리게 됐다. 유빈은 “‘애착’을 가지는 대상이 누군가에겐 인형, 누군가에겐 책이 될 수도 있다. 종류를 떠나 그 대상이 있다는 것만으로 위로와 힐링, 추억이 된다”며 “우리가 그 위로의 대상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오마이걸 멤버들은 지난 10년간 서로가 서로에게 애착 인형이었다. 효정은 “늘 멤버들과 음악으로 위로를 받는다”고 했고, 유아는 “10년간 쌓아온 멤버들과의 우정이 정말 큰 위로가 된다”고 했다.

“오마이걸의 10년…우리의 청춘이자 뿌리” [인터뷰]
오마이걸 미미 유빈 유아 효정 승희 아린(왼쪽부터) [알비더블유, WM엔터테인먼트 제공]

오랜 날들을 돌아보면 그간의 변화를 체감한다. 열다섯 살에 데뷔해 언니들이 싸주는 도시락을 들고 등교하던 아린은 어느덧 스물 다섯 살이 됐다. 승희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어렸던 아린이가 이젠 회사에 비타민도 돌리고, 혼자 운전해 용인까지 다녀올 만큼 잘 컸다”며 웃었다. 원체 내성적이었던 아린이 시끌벅적하고 텐션 높은 언니들과 함께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린은 “평소에 말이 많지도 않고 오마이걸 멤버 중엔 막내지만 유일하게 집안에서 첫째인 멤버”라며 “언니들과 지내는 것도, 존댓말을 하는 것도 너무 어색해 처음엔 말을 하지 않았는데 이젠 언니들의 텐션이 많이 입혀졌다”며 웃었다. 아린의 이야기에 미미는 “요즘 아린이 장난기가 보통이 아니”라며 “옛날 같지 않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지나온 10년은 여섯 멤버 모두에게 ‘청춘의 기록’이다. 승희는 “오마이걸로 지낸 시간을 들어내면 나의 청춘은 없다”고 했고, 유아는 “나의 첫 사회생활이자 나의 20대의 전부”라고 했다. 아린은 “가장 소중하며 가장 조심스럽고, 떨어질 수 없는 항상 함께인 존재”라고 했다. 오마이걸과 함께 자라는 내내 기쁨과 슬픔도 함께 했다. 미미는 “아플 땐 약도 바르고 밴드도 붙이며 함께 치유했다”며 “그 과정을 겪었기에 지금의 오마이걸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잊지 말고 더 멋진 오마이걸이 되고 싶다”며 내일을 희망했다. 10년차가 됐지만 오마이걸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멤버들은 “이제 반 정도 왔다”며 다가올 날들을 향한 설렘에 들떠 보였다.

“제 뿌리는 오마이걸이에요. 뿌리를 잘 다져놨으니 앞으로 열매를 맺고, 잎이 떨어진 뒤 새잎도 틔워서 더 큰 나무로, 울창한 숲으로 자랐으면 좋겠어요.10년이 된 지금에야 보이는게 있더라고요. 사회생활을 처음 해본 여섯 명이 부딪히며 서로가 서로의 선생님이 돼줬어요. 지금은 혼자서도 우뚝 설 수 있는 강한 존재들이 됐죠. 우리 멤버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멋져요. 앞으로 20년, 30년이 더 기대돼요.” (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