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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산 차질에도 몸집만 키운 구영배…6월에도 中에 자회사 세워
섬유·의류 유통 위해쾌행무역유한회사 설립
‘큐익스→상해쾌행→위해쾌행’ 문어발 확장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가 지난 7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티몬·위메프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구영배 큐텐 대표가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에도 중국 등 해외에 법인을 설립하며 큐익스프레스 사업을 확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구 대표는 지난 6월 7일 중국 위해에 ‘위해쾌행무역유한회사’를 설립했다. 섬유·의류 유통을 위해 세운 회사다. 회사의 자본금은 100만 위안(약 1억8700만원)이다. 큐익스프레스가 소유한 상해쾌행유한회사가 지분을 100% 갖고 있다. 당시 큐익스프레스의 최고경영자(CEO)는 구 대표였다.

설립 시기는 국내에서 티메프 사태가 발생하기 한 달 전이다. 지난해 5월부터 중국에서 판매대금을 받지 못한 판매자가 발생했지만, 사태 수습보다 사업 확장을 택한 것이다. 국내 판매자는 한 달 뒤인 7월부터 정산금을 받지 못했다. 문어발식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구 대표는 큐익스프레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해 계열사의 모든 역량을 끌어모았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6월 중순 구 대표가 일부 계열사 대표에게 ‘큐익스프레스의 재무 상황이 상장 준비와 연계돼 있으니 목표를 달성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큐텐이 적자에 직면한 이커머스 업체를 잇달아 인수해 덩치를 키운 것 역시 큐익스프레스의 상장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러 회사를 거느려 덩치를 키운 뒤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에 일감을 몰아 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티몬(2022년 9월)에 이어 인터파크커머스(2023년 4월), 위메프(2023년 5월)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에는 북미·유럽 기반 전자상거래 플랫폼 위시를 품었다.

큐익스프레스는 티메프 사태 직전까지 해외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사업을 확장했지만, 사태가 터지자 큐텐과 선을 그었다. 지난 7월 26일 큐익스프레스는 구 대표를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고, 새 CEO로 마크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임명했다.

결국 재무투자자(FI)들이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바꾸기로 하면서 큐익스프레스는 큐텐그룹에서 벗어났다. 큐익스프레스는 큐텐그룹의 대표 회사인 큐텐과 구 대표가 각각 지분 약 66%와 29%를 보유하고 있다. FI들이 권리를 행사해 주식 전환을 실현하면 구 대표 측은 지분이 수%대로 희석된다.

최근에는 큐익스프레스가 배송비 결제 방식을 바꿔 모기업인 큐텐에 유입되는 현금 흐름까지 차단했다. 기존에는 큐텐을 통해 결제하고 배송료를 정산받는 방식이지만, 지난달 13일부터 큐익스프레스 자체통화인 ‘QxMoney’를 통해 결제하게 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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