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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노현 “더 큰 탄핵”·조전혁 “교육 정권교체”… 교육감 선거 시작부터 ‘진흙탕’
곽노현·조전혁, 5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출마선언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한 달여 앞둔 5일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정치 중립성을 위해 정당의 지원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된 교육감 선거가 벌써부터 정치색으로 얼룩지고 있다. 후보매수 혐의로 불명예 퇴진 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은 출마 선언과 함께 ‘더 큰 탄핵’을 언급했고, 보수성향의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은 출마 일성에서 ‘서울교육 정권교체’를 내걸었다. 진보·보수의 극단적 정치 지형 하에서 치러지는 이번 서울 교육감 선거는, 때문에 각 진영 내 선명성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당선보다 진영 내 후보로 결정되는 것이 더 어려운 현실은 후보들의 입을 더 거칠게 만드는 배경이 될 전망이다.

곽노현 전 5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을 수 없는 공분과 역사적 책임으로 백척간두의 서울 교육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이번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는 우리 교육을 검찰 권력으로부터 지키는 선거"라며 "윤석열 정권의 교육 후퇴와 파괴를 막아내고 혁신미래 교육을 지켜내야 한다”고 했다.

곽 전 교육감은 세 가지의 탄핵 과제를 갖고 선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첫째는 윤석열 교육정책 탄핵, 둘째는 조희연 전 교육감을 낙마시킨 정치검찰의 탄핵, 셋째는 여러분들이 다 아는 더 큰 탄핵이다”며 “이번 교육감 선거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3중 탄핵으로 가는 중간 심판 선거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될 때 비로소 교육은 어떤 권력에도 휘둘리지 않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곽 전 교육감은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직위 상실에 대해 “정치검찰의 탄압이다. 이 선거는 우리 교육을 지켜내기 위해 윤석열 정권과 정면으로 싸우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곽 전 교육감은 ‘더 큰 탄핵은 대통령 탄핵을 가리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귀가 있으면 알아들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곽 전 교육감은 강민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세웠다.

곽 전 교육감은 구체적인 교육 공약으로 “교과서에 식민지 근대화론 류의 역사 왜곡과 날조를 관철시키려는 추악한 기도를 막아내겠다”며 “식민지 교육의 재침탈에 맞서 헌법에 명시된 독도영토와 대한민국 자존감을 지키는 교육으로 중심을 잡겠다”고 했다. 또 초등 의대 진학반 광풍 및 부모 찬스 현상을 개선하고 사교육비 고통을 유발하는 수학 교육과정도 바로잡겠다고 했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한 달여 앞둔 5일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도 이날 같은 장소인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조 전 의원은 출마 일성으로 “서울교육 정권 교체”를 선언했다. 조 전 의원은 “교육을 망가뜨리고 나라를 망하게 하려 했던 이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전 의원은 “지난 10여년간 서울 교육은 조희연 교육감으로 대표되는 좌파 세력에 의해 황폐화됐다. 이념으로 오염된 학교를 깨끗이 정화해야 한다”며 “정권 코드에 맞춘 비합리적인 탈원전 교육, 무분별한 젠더리즘, 동성애 코드 등이 걸러지지 않고 학교에 침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감에겐 사회적으로 합의되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것들을 막아낼 의무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조 전 의원은 “이러한 일은 사실상 전쟁이고 전쟁터에는 강인한 전사가 필요하다”며 “전교조의 실상을 밝히기 위해 전면전을 피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들과 맞서 싸워 이기겠다”고 주장했다. 조 전 의원은 구체적인 공약으로 학생들의 학력 제고를 하기 위해 ‘충분한 시험’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생인권조례를 변경하고 학생의 권리에는 반드시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 진리를 담은 학생권리의무조례를 제정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조 전 의원은 또 부모 경제력에 따른 교육 격차를 개선하고, 학교 밖 청소년과 다문화 가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출마를 선언한 두 후보는 모두 진영 단일화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공언했다. 조 전 의원은 “일부 언론에서 보수 우파 단일화가 삐걱거린다고 하는 것은 오보”라며 “제가 단일화 안 되고 다른 후보가 된다 하더라도 약속을 깨고 출마하는 비겁한 짓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각 진영간 후보단일화 논의도 치열해지고 있다. 진보교육감 후보군 8명에는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곽노현 전 교육감,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안승문 전 서울시교육위원,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서울 오류중 교장 등이다. 이들은 경선을 거쳐 18일까지 단일 후보를 추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진영에선 조전혁 전 의원, 안양옥 전 회장,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 선종복 전 서울북부교육장 등이다.

한편 교육감 후보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정당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 후보들이 당적을 가지는 것 역시 제한된다. 그러나 선거비용 보전을 위해 너도나도 정치색을 앞세우면서 정치권 출신 후보들보다 더 혼탁한 선거전 양상이 빚어지기 일쑤였다. 진보·보수 진영 간 이념 대결 역시 여느 선거 못지 않게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이 직을 상실하며 치러지는 서울교육감 재보궐 선거는 오는 10월16일에 실시된다. 후보자등록기간은 오는 9월 26일~27일까지 이틀간이며, 선거운동은 10월3일부터 가능하다.

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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