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금리도 차이 없네” 은행권 ‘가계대출 옥죄기’에 2금융권 ‘풍선효과’ 우려[머니뭐니]
한도 줄어도 DSR 50% 적용돼 규제 덜해
은행권이 가계대출을 틀어막기 시작하면서 밀려난 대출자들이 2금융권으로 몰릴지 주목된다. 3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은행 대출 창구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주요 은행이 금리 인상 등을 통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대출 수요가 대출 문이 열려있는 2금융권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호금융·새마을금고·신협 등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은행권과 비슷한 수준인 데다, 은행권보다 완화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적용받고 있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과 금리 비슷하고 한도 더 큰 ‘새마을금고·신협·농협’

4일 금융감독원 ‘금융상품 한눈에’에 따르면 전일 기준 다른 대출이 없고, 8억원 상당의 아파트에 대해 10년 동안 5억5000만원(LTV 68.7%)을 빌린다고 가정한 결과 부산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3.53%(전월취급평균금리 기준)으로 최저 수준이었다. 다음으로는 안산중앙 신용협동조합(3.60%), 북부산 신용협동조합(4.06%) 로 지방은행,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주담대를 거의 취급하지 않는 저축은행과 달리 신협·새마을금고·상호금융(농·수협) 등 세 업권의 경우 주담대 금리 범위가 3%대 후반~7%대로 은행권과 비슷하고, DSR 규제 비율이 50%로 40%인 은행권보다 대출 여력이 있다.

이달부터 시행된 스트레스DSR2단계 규제로 줄어드는 세 업권의 대출 한도도 3~9%로, 여전히 은행권보단 대출받기가 용이하다.

이달부터 시행되는 스트레스 DSR 2단계는 은행권 주담대·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담대에 0.7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적용한다. 특히 은행권의 경우 수도권 주담대엔 기존보다 더 높은 1.2%포인트를 적용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호금융은 스트레스 금리(가산금리) 차원에서는 은행권과 차이가 없지만, 기본적인 DSR 규제 차이가 있어 그런 측면에서는 비교우위가 유지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최신 통계인 7월 말 기준 전국 1288개 새마을금고가 취급한 주담대 금리 수준은 3.7~7.2%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이달 2일 기준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연 3.68~6.08%)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 농·수협등 상호금융권의 7월 기준 주담대 평균금리도 4% 중후반, 신협은 5% 중반 수준을 나타냈다.

세 업권은 개별 조합이 각각 다른 금리로 대출 상품을 운영하고 있어, 조합 상황에 따라 금리가 1금융권 은행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2금융권 관계자는 “스트레스 DSR 시행 영향으로 최근 2개월 사이 일부 2금융권에서도 가계대출 잔액이 늘어났다”면서 “담보가 확실하고 금액이 큰 주담대를 (2 금융권에서) 취급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2금융권 가계대출 감소폭 축소세…당국 “매일 점검”

금융당국도 이같은 풍선효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매일 2금융권 가계대출 상황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지난달까지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나타나진 않았지만, 향후 시차를 두고 대출이 불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7월 기준 2금융권 가계대출은 2000억원 감소해 전월(-1조7000억원) 대비 감소폭이 크게 축소됐다. 여신전문회사에서 8000억원, 저축은행에서 2000억원 늘며 각각 증가로 전환했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13조1000억원 감소하며 꾸준히 감소세를 보여왔지만, 미미하게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금융권 일각에선 최근 수익성이 악화된 만큼 간접적으로라도 주담대 수요 증가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어떤 측면에선 주담대가 늘어나면 좋겠다는 목소리도 있다”면서 “금융기관 입장에서 가계대출은 장기간 이자이익이 보장되는 우량한 대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신협·상호금융·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03조9962억원으로, 지난해 12월(105조6001억원) 대비 1조6039억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예금은행 주담대는 672조1102억원에서 698조3658억원으로 반년 새 26조2556억원 급증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주담대는 예금은행 주담대 규모의 14.89% 수준이다.

다만 2금융권도 주담대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거나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될 경우 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은 있다. 한은 가중평균금리를 살펴보면 7월 기준 저축은행(11.72%), 상호금융(5.44%), 새마을금고(5.51%)의 일반 대출금리는 모두 전월 대비 각각 0.32%포인트, 0.04%포인트, 0.18%포인트 상승했다. 이들 업권 대출금리는 올해 들어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난달 증가로 전환했다. 업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대출금리는 추세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2금융권 대출자의 상환 능력이 악화하면서 신용 리스크에 따른 프리미엄이 붙은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moon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