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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영배, 대책 없이 “KCCW 508명 신청”…채권자들 “황당”
구 대표 “미정산금 256억 중 112억원 전환사채 전환 의사”
“큰 의미 없다” 채권단 반발…자금 행방 질문에도 묵묵부답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지난달 1일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협조를 위해 검찰 관계자들과 함께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구영배 큐텐 대표가 티몬·위메프(티메프) 피해 판매자 500여 명이 KCCW(K-Commerce Center for World) 참여의향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자구안을 묻는 자리에서 구 대표가 KCCW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자 피해 판매자들은 “황당하다”고 입을 모았다.

3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구 대표는 지난달 30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2차 회생절차 협의회에서 채권자에게 ‘전환사채(CB) 전환 의향 신청 현황(8월 28일 기준)’을 배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CB 전환 의향 신청서’를 제출한 티메프 피해 판매자는 총 508명이다. 이들은 매출채권(미정산 판매대금) 256억2836만원 중 112억원8339만원에 대해 CB 전환 의사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티몬 피해 판매자 중 150명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매출채권 146억6954만원 중 78억3151만원를 CB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위메프는 358명, CB 전환 의향이 있는 금액은 34억5187만원이다.

KCCW는 구영배 대표가 티몬과 위메프의 합병 추진을 위해 설립한 회사다. 피해 판매자를 대주주로 참여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미정산 대금을 CB로 바꾸고, 기업가치가 올라갈 경우 다시 주식으로 전환할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다. 구 대표는 지난달 9일부터 티메프 각 사의 판매자 홈페이지를 통해 ‘K커머스 판매자조합1호 CB 참여의향 신청서’를 접수하고 있다.

구 대표는 2차 회생절차 회의에서 10분 넘게 KCCW에 대한 ‘브리핑’을 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일부 채권자들이 KCCW 의향을 밝힌 것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갖지 못한 채권자들이 참여 신청서라도 제출해야 돈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최종 발표한 티메프 미정산 피해 업체는 4만8124개다. CB전환 의향 신청서를 제출한 업체는 1%에 불과하다.

이날 구 대표의 출석은 ‘큐텐 대표가 직접 회의에 참석해 티메프에 자금 행방을 밝혀달라’는 채권단의 요구를 재판부가 받아들인 결과다. 하지만 구 대표는 자금에 대한 답을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 그는 티메프가 큐텐익스프레스 등에 빌려준 돈의 상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힘들다”고 답했다. 중국에 묶여 있는 자금 ‘800억원’의 행방에 대해서도 “중국에서 현금화해 국내에 들어오기 어렵다”고 했다.

채권단의 다른 관계자는 “1차 회의 때 티메프 대표들이 자금에 대한 답을 하지 못해 구 대표의 출석을 요구했는데 구 대표는 이에 대한 설명 없이 KCCW 설립 계획에 대한 설명만 잔뜩 늘어놨다”면서 “(현장에 있던 채권자) 모두 황당한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회생법원은 2차 회생 절차 협의회 후 자율구조조정(ARS) 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법원은 조만간 채권자들의 의견을 취합하고서 두 회사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류화현(왼쪽부터) 위메프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티몬·위메프 사태 관련 2차 회생절차 협의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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