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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네수엘라 검찰, '부정선거' 반발 속 야권 대선 후보 체포 나서
"음모·권력 찬탈 혐의"…'마두로에 압승' 득표율 공개 문제 삼아

베네수엘라 대선에 야권 후보로 출마했던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 [AF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베네수엘라의 '7·28 대선' 부정 선거 논란이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베네수엘라 수사 당국이 대선 승리를 주장하는 야권 후보 체포에 나섰다.

베네수엘라 검찰은 2일(현지시간) 음모와 문서 위조 등 혐의로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에 대한 체포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고 AP통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AP는 베네수엘라 검찰이 곤살레스 후보에게 '권력 찬탈' 혐의도 적용했다고 전했다.

이는 곤살레스 후보가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속 조처다.

앞서 지난주 타레크 윌리암 사브 베네수엘라 검찰총장은 "곤살레스 후보를 3차례 소환했다"며 "(소환에) 계속 불응할 경우 다음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7월 28일 대선 투표 종료 6시간 뒤에 개표율 80%대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당선(3선)을 발표했다.

마두로 대통령 측 요청에 따라 개표 과정 감사에 나선 베네수엘라 대법원 역시 지난달 "개표 절차에 흠결이 없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이끄는 야권은 대법원과 선관위 주요 구성원이 모두 마두로 측근들로 포진돼 있다며, 국제사회의 요구대로 모든 개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야권은 특히 자체적으로 확보한 득표율을 온라인에 공개했는데, 이 수치상으로는 곤살레스 후보가 마두로 대통령에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베네수엘라에서는 선거 이후 현재까지 마두로 대통령에 반대하는 거리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야권의 득표율 공개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곤살레스 후보와 마차도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마차도는 이날 엑스(X·엣 트위터)에 베네수엘라 검찰을 강하게 비판하며 "그들은 대통령 당선인(곤살레스)을 위협함으로써 되레 우리를 더 뭉치게 만든다"고 적었다.

이어 "현실 감각을 잃은 그들(검찰)은 곤살레스에 대한 베네수엘라 국민과 전 세계인의 지지를 높이고 있다"며 "평온함과 용기, 확고한 마음을 가지고 계속 전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미국 정부는 수출 통제 위반 사유로 마두로 대통령이 사용하던 전용기 1대를 압류했다.

미 법무부는 미국 업체 소유였다가 명의만 있는 '셸 컴퍼니(Shell company)'로 팔린 뒤 베네수엘라로 불법적으로 밀반출된 다쏘 팰컨 900EX 항공기를 자국으로 압수 조처했다고 이날 밝혔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보도자료에서 "해당 항공기는 마두로와 그 측근이 사용하기 위해 셸 컴퍼니를 통해 불법적으로 미국 밖으로 수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하며 항공기 구매가를 1300만달러(약 174억원)로 추산했다.

미 정부는 불공정 대선과 무고한 정치범 탄압 등을 이유로 수년째 베네수엘라에 대한 광범위한 경제 제재를 시행 중이다.

특히 7·28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 당선을 공식화한 베네수엘라 선관위에 개표 투명성 확인을 요구하고 있다.

CNN은 압류된 항공기가 "베네수엘라의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 해당한다며 "외국 국가 원수의 비행기를 강제 처분하는 건 범죄 사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전례 없는 일로, (베네수엘라 상부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는 미 관가 반응이 있다고 전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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