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추석 선물세트가 진열되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추석 선물세트 가운데 업체별로 동일한 제품의 가격 차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선물세트 22종은 대형마트 가격이 백화점보다 20~30% 싼 것으로 드러났다. 32종은 지난 설과 동일한 구성에 가격만 올랐다. 같은 가격이라도 소비자들이 알아차리기 어렵게 용량을 줄인 제품도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추석을 앞두고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와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의 추석 선물세트 가격 조사 결과를 3일 공개했다.

소비자원은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사전 예약을 받은 선물세트 중에서 통조림과 생활용품, 건강기능식품, 김, 주류 등의 세트 895종의 가격을 조사했다. 가격이 비싼 한우와 굴비 등 축산 선물세트와 수산 선물세트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동일 상품 24종 중에서 22종(91.7%)은 대형마트가 백화점보다 20~30%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형마트 3사에서 판매하는 동일 상품 중 11종(통조림 8종·건강기능식품 3종)은 같은 상품임에도 마트별로 할인 적용에 따라 가격이 달랐다.

CJ스팸복합K호의 경우 롯데마트에서 7만1300원, 홈플러스에서 4만9900원에 각각 팔아 가격이 2만1400원 차이가 난다. 그러나 롯데마트에서 행사 카드 등을 통한 할인 적용 시 가격이 4만9910원으로 떨어져 홈플러스와 10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동원튜나리챔30호는 롯데마트와 이마트에서 할인 적용 시 3만4930원인데, 홈플러스에서는 4만6500원에 팔아 1만1570원(33.1%) 차이가 났다. 다만 홈플러스에서는 ‘3+1’ 행사를 적용했다.

백화점 3사에서 판매하는 위스키와 건강식품 상품도 차이가 났다. 조니워커 블루(750㎖)를 롯데백화점은 35만원, 현대백화점은 40만6000원에 각각 팔아 5만6000원(16.0%) 차이가 났다.

지난 설과 상품 구성이 동일한 선물세트는 모두 283종이다. 가격이 오른 상품은 32종으로 전체의 11.3%를 차지했다. 품목별로 가격 상승률(최대 기준)을 보면 건강기능식품이 57.5%로 가장 높고 김 56.3%, 생활용품 최대 32.9%, 주류(위스키) 23.1%, 통조림 12.9% 순이었다.

‘메이올웨이즈 다이어트 시서스’ 건강기능식품 가격은 지난 설 6만1600원에서 이번에 9만7000원으로 뛰었다. LG시그니처컬렉션 생활용품 세트는 4만4730원에서 5만9430원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상품 구성은 같지만 구성품의 용량이 줄어든 선물세트는 4종이었다. 구성은 비슷하나 가격이 오르고 용량을 줄인 선물세트가 3종이었다. 동원 프리미엄 52호의 참치액은 600g에서 500g으로, LG명작클래식 선물세트 59호의 치약(90g)은 4개에서 3개로 줄었다.

LG히말라야 핑크솔트67호도 할인가는 지난 설과 이번 추석 모두 5만원 정도로 비슷하지만, 샴푸가 500㎖ 3개에서 500㎖ 2개와 380㎖ 1개로 소비자들이 변화를 알아차리기 힘들게 구성이 바뀌었다.

지난 설 아모레 행복가득 23호와 이번 추석 아모레 섬김세트 1호는 1만9000원대 가격으로 구성이 비슷한데, 설 때 해피바스 바디워시 500g과 비누 90g 2개에서 이번 추석에는 바디워시 490g과 비누 80g 2개로 용량이 줄었다.

이밖에 1만~4만원대 선물세트 가짓수가 지난 설 452종에서 이번 추석 486종으로 7.5% 늘었고, 10만원 이상 상품은 329종에서 200종으로 39.2% 줄었다. 특히 대형마트는 1만~4만원대 선물세트 가짓수를 10.5% 늘리고 10만원 이상 종류를 52.0% 줄였다.

소비자원은 대형마트가 고물가 시대 영향으로 중저가 선물세트를 늘린 것으로 봤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이번 소비자원 조사 대상 품목이 아닌 축산물과 수산물 선물세트의 경우 프리미엄을 넘어선 초프리미엄 세트를 강화해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선 양극화가 심해졌다.

소비자원은 각 유통업체에 명절 선물세트 구성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소비자에게는 명절 선물세트를 구매할 때 할인 정보와 구성품 등을 꼼꼼히 비교해 구매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