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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 가사관리사 ‘임금체불 논란’…사업주, 교육수당 일부 지급
지난달 30일 교육수당 일부인 50만원 지급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서울시에 책임 목소리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6일 아침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공항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오는 3일부터 한국에서 첫 근무를 시작하는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임금에 해당하는 교육수당을 제때 지급받지 못해 논란이 일자 이들과 근로계약을 맺은 정부인증 업체들이 그중 일부인 50만원을 우선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서울시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과 근로계약을 맺은 정부인증 가사서비스 업체 홈스토리생활(대리주부), 휴브리스(돌봄플러스)는 최근 교육수당 미지급에 따른 임금체불이 논란 되자 지난주인 8월 30일 각각 70명과 30명에게 교육수당 중 일부인 5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받아야 할 교육수당은 1인당 96만원 안팎이다. 이들에 대한 교육수당 부담자는 사용자인 홈스토리생활과 휴브리스다. 중소기업은 근로계약을 맺은 근로자들에게 교육수당을 지급하면 정부로부터 사후 정산(고용보험기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두 업체들은 가사서비스를 개시하기 전이라 각 가정으로부터 이용료를 받지 못해 임금을 주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6일 입국한 필리핀 가사관리자들은 하루에 8시간씩 안전 및 근로 환경 등에 관해 교육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당초 업체들로부터 지난달 20일 받았어야 할 2주치 교육수당을 지급받지 못하며 임금체불 논란이 불거졌다. 필리핀 가사관리자들은 현재 서울 강남에 있는 숙소에서 생활하며 매달 40만원에 해당하는 숙소비용과 식비, 생활비 등을 부담하고 있다. 서울시와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업체들이 금주 중에 미지급된 잔여 교육수당을 필리핀 가사관리자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할 필리핀 노동자들이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공항사진기자단]

정부인증 가사서비스 업체인 홈스토리생활과 휴브리스는 서울시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공모를 통해 최종 선정됐다. 홈스토리생활은 70명, 휴브리스는 30명의 필리핀 가사관리사와 근로계약을 맺었다. 다만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각각 10년, 6년 업력을 가진 해당 업체들은 결산년도 기준으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계속해서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시범사업을 주관한 서울시 등에서 사업을 치밀하게 준비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사회학 박사)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은 업체가 요구해서 들어온 인력이 아니란 점”이라며 “제조업이나 다른 업계에선 외국인이 고용허가제로 들어와 교육수당을 못 받았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서 돈이 없는데 어떡하냐는 말은 편의점에서 사람을 고용했는데 장사가 안되니 월급을 못주겠다는 거랑 똑같은 얘기”라며 “다만 민간 영역이든 공적 영역이든 가사서비스 분야가 수익을 보기에는 쉽지 않은 구조라 업체만 탓할 수는 없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범사업 준비가 조금 미흡하지 않았나 싶다”며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데 대해선 서울시에 큰 책임이 있다”고 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한국과 필리핀 양국 정부 협정에 따라 내국인과 동일한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따라서 각 가정에서 하루 8시간 서비스를 이용하면 월 238만원을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에게 지급해야 한다. 이는 싱가포르나 홍콩에서 외국인 돌보미들이 받는 평균 월급 50~80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이들 국가와는 달리 한국은 입주가 되지 않아 주거비와 식비 등을 가사관리사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게 차이점이다.

y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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