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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AI 투자 특급열차, 누가 일등석 탈까
M&A 트렌드 렌즈②
경우선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

올해 초부터 이어진 엔비디아의 주가 흐름에 일부 투자자는 환호를, 투자에 합류하지 못한 이들은 아쉬움을 보였다. 엔비디아의 성공은 한 기업의 주가 상승을 넘어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과 잠재력을 의미한다. 이러한 AI 기술 발전의 중심에는 우리나라의 산업의 쌀인 반도체가 있다. 반도체는 AI의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로, AI 모델의 학습과 실행에 필요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맥킨지앤드컴퍼니가 지난해 발간한 ‘한국의 다음 성장곡선’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은 지난 20년 간 우리나라 수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은 생산량 기준으로 연평균 4% 증가했으며,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 두 곳은 연평균 약 7% 성장했다. 또 엔비디아와 같은 AI 관련 업체의 미래 전망은 반도체 업체의 지속적인 성장을 시사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선도 테크 기업들은 매년 수백조원 규모의 AI 관련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는 AI 서버 시장뿐만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대규모 메모리 수요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우리나라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반도체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우수한 기업들을 탄생시켰다. 이는 바로 ‘선한 영향력’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거대한 반도체 벨류체인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업체부터, 각종 장비업체, 산업가스·특수가스 공급업체, 그리고 가스 조정 벨브 업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반도체 산업의 끊임없는 성장과 대한민국의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술력, 그리고 AI 시대의 도래에 발맞춰 사모펀드(PEF)들도 이 영역에서 다각도로 투자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

한 글로벌 PEF가 전략적 투자자(SI)와 함께 키옥시아(구 도시바)에 투자한 것이 한 예다. 이 기업은 현재 일본 거래소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PEF가 특히 주목하는 분야는 반도체 벨류체인 관련 업체다. 반도체는 막대한 자본 투자가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에 재무적 투자자(FI)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설비 투자가 수반되는 만큼 본질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변동성을 줄이는 방식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공적인 사례로는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가스 관련 투자로, 대표적인 예는 에어퍼스트다. 가스는 설비 가동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며, 기술 발전에 따라 사용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투자로 평가받는다. 이같은 투자 사례들은 반도체 산업의 성장성을 활용하면서도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는데 성공적인 전략으로 평가된다.

성장의 과실은 누리면서도 변동성으로 인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투자 후보군들을 발굴한 PEF의 사례는 코로나 이후의 격변기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려는 기업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지난 수십 년 간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은 반도체 산업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기를 바라며 관련 벨류체인에 대한 ‘똑똑한 투자’가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경우선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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