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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6兆 물린 부동산PF…사업장 10곳 중 1곳은 ‘정리 대상’
금융권 PF익스포저 216.5조…1차 사업성평가
토담대,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 부실위기 심각
PF 부실채권비율 11.2%…상반기 중 2배 급등
건설사·시행사 영향 ‘제한적’…9월부터 경공매 본격화
증권업계 3.3조 PF재구조화 펀드 조성 나서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전 금융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내준 대출·채무보증 규모가 216조5000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이들 사업장 10곳 중 1곳은 부실이 심각하게 진행된 재구조화·정리 대상이라는 평가 결과가 나왔다.

금융감독당국은 PF 사업장에 대한 상시평가를 추진해 사업장 옥석가리기를 통한 신속한 정리를 유도하고, 금융회사의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통해 건전성 관리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PF 익스포저 216.5조…1차평가 사업장 중 21조 재구조화·정리 대상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 금융권의 PF 익스포저(대출+채무보증) 규모는 총 216조5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기준 PF 익스포저가 230조원 정도라고 파악했는데, 그보다는 줄어든 규모다.

금감원은 금융권이 연체·만기연장 3회 이상 등 부실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33조7000억원)을 대상으로 새 사업성 평가기준을 적용해 실시한 1차 평가 결과도 공개했다. 6월에 개선된 사업성 평가기준은 평가체계를 3단계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해 보다 엄격해진 것이 특징이다.

[금융감독원 자료]

평가 결과, 재구조화·정리가 필요한 유의·부실우려 등급으로 평가된 익스포저는 21조원으로 전체의 9.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구조화·자율매각 대상인 유의 등급은 7조4000억원, 상각이나 경·공매 대상인 부실우려 등급은 13조5000억원이었다. 부실우려 등급은 5월만 해도 7조원 정도로 추정됐지만, 토지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기존 연체가 악화되면서 2배 가까이 확대됐다.

1차 평가대상이 아닌 나머지 사업장(182조8000억원)의 경우, 기존 평가기준을 적용했을 때 유의·부실유의 등급 관련 익스포저는 2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부실위기 토담대 12.9조…상호금융 9.9조 등 2금융권서 심각

1차 평가대상 중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저를 PF 유형별로 보면 토담대 12조9000억원, 본PF 4조1000억원, 브리지론 4조원 순이었다. 업권별로는 농·수·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이 9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저축은행 4조5000억원, 증권 3조2000억원, 여전 2조4000억원 등 2금융권에 몰려있었다. 보험과 은행은 각각 5000억, 400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편이었다.

[금융감독원 자료]

유의·부실우려 여신 증가로 인해 부실채권을 의미하는 PF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전년 말 5.1%에서 6월 말 11.2%로 2배 이상(6.1%포인트) 급등했다. 저축은행은 10.9%에서 29.7%로 18.8%포인트나 올랐고, 상호금융(5.1→19.5%), 증권(13.5→17.5%)도 부실채권비율이 두 자릿수로 치솟았다.

금융권 전반의 PF 대출 연체율을 보면 3월 말 3.55%에서 6월 말 3.56%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중소금융회사의 토담대는 12.96%로 14.42%로 1.46%포인트 상승했다.

단 금융당국은 고정이하여신 비율 상승이 엄정한 PF 사업장 사업성 평가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금융회사가 마련 중인 재구조화·정리계획이 원활히 이행되면 하반기에는 이 비율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실 사업장 정리가 진행되면 연체율 역시 하락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권이 이번 사업성 평가로 1차 평가대상 사업장에 대해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6조7000억원 규모다. 다만, 증자 등으로 자본비율은 여전(18.66→19.13%), 저축은행(14.68→15.04%), 상호금융(7.85→8.01%)을 비롯해 대부분 업권에서 상승했다. 사업성 평가 영향으로 최저 규제비율을 충족하지 못한 금융회사도 없었다.

건설사·시행사 영향 제한적…“대형 건설사 도산 우려 없다”

금감원은 이번 사업성 평가 결과가 건설사나 시행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부실 위기인 여신의 대부분이 공사 진행 전 단계에서 이뤄지는 브리지론·토담대여서다. 유의·부실우려 사업장 중 건설사가 책임준공 또는 신용보강(채무인수·연대보증·자금보충)을 제공한 곳의 PF 익스포저는 5조1000억원이었다. 그 중에서도 공사가 진행 중인 본PF가 4조1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에 참여 중인 시행사의 93.1%가 유의·부실우려 사업장 1곳만을 보유하고 있었다. 대부분 소규모 영세업체이고, 이번 사업성 평가 이전에 이미 부실화된 경우도 많아 대형 건설사 도산 등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될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금감원 “9월부터 경공매 활발”…연말 상시평가 체제로 전환

금감원은 이번 사업성 평가 결과에 따라 다음 달부터 부실 우려 사업장에 대한 경·공매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회사가 내달 6일까지 재구조화·정리계획을 확정해 금감원에 제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박상원 금감원 중소서민부문 부원장보는 “사업장 정리계획이 제출되면서 9월 중순부터는 경·공매가 활발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9월 말부터 재구조화·정리계획에 대한 이행실적을 점검하는 한편, 1차 평가대상 외의 전체 사업장에 대해 11월까지 사업성 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12월부터는 상시평가 체계로 전환, 매 분기마다 PF 익스포저를 보유한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업성 평가를 진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금융회사의 손실흡수능력 확충 등 건전성 관리 강화를 지속 유도할 계획이다.

증권업계 3.3조 PF 재구조화 펀드 조성…“연착륙 진행”

금융당국은 이날 오전 부동산 PF 연착륙 대책 점검회의를 열어 이러한 시장 상황 및 PF 연착륙을 위한 자금지원 현황을 점검했다.

회의에서 증권업계는 연착륙 대책에 동참하기 위해 12개 증권사가 각사별로 PF 재구조화에 참여하는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보고했다. 증권사 펀드는 총 3조3000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게 목표이며, 이중 6000억원은 증권사가 자체 자금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은행·보험업권은 5대 시중은행을 통해 PF 신디케이트론 신청을 계속 접수받고 있으며, 여신심사 절차가 진행 중인 사업장이 있어 조만간 첫 신디케이트론 대출이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민간이 공동 조성한 1조1000억원 규모의 캠코펀드는 2300억원의 투자 집행을 완료했다. 은행·지주 등에서 조성한 펀드(6000억원)는 현재 약 2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으며, 저축은행업권도 54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 정리펀드 중 4300억원을 집행 완료한 상태다. 여전업권도 PF 정상화 지원펀드 4200억원 중 3600억원을 집행하고, 나머지를 다음 달까지 전액 집행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연착륙이 예측가능하고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 본격적인 경·공매 등 재구조화·정리가 예상되므로 이에 대해 면밀한 모니터링을 진행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금융·건설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필요시 관계기관과 협의하여 즉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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