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넘어 3Q 매출 가이던스까지 ‘어닝 서프’ 기대감 ↑
美 연준 ‘9월 피벗’ 기대감 상승도 주가엔 긍정적 요인
‘HBM 핵심 밸류체인’ 三電·SK하닉 주가도 추가 상승 기대
“호실적 주가 선반영…소폭 하회에도 엔비디아 주가 낙폭 커질 수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로이터]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오는 28일(현지시간)로 예정된 글로벌 인공지능(AI) 랠리 대장주 엔비디아의 2025회계연도 2분기(2024년 5~7월) 실적 발표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한껏 높아진 시장의 기대치를 또 한번 뚫어내고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경우 글로벌 AI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반대로 시장 기대치에 조금이라도 못 미칠 경우 AI 투자 지속 여부에 대한 의구심에 불을 지펴 ‘AI 거품론’을 일파만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에 대한 2025회계연도 2분기 실적 예상치 컨센서스(평균치)로 주당순이익(EPS) 0.64달러, 매출액 286억8000만달러(약 38조1157억원)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 5월 2025회계연도 1분기(2024년 2~4월) 실적 발표 당시 엔비디아 측에서 제시했던 2분기 매출액 가이던스 280억달러(약 37조2120억원)를 넘어서는 것이다.
미 월가 분석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은 엔비디아가 이번 실적 발표에서도 또 한번 깜짝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데 맞춰져 있다. 엔디비아는 지난 2023회계연도 3분기(2022년 8~10월) 이후 7개 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 중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레이먼드제임스는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출시 지연이 실적에 다소 영향을 주겠지만, 전작 ‘호퍼’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부분적인 상쇄가 가능할 것”이라며 “AI칩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여전히 확인 중이라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토시야 하리 골드만삭스 연구원도 “블랙웰 출시 지연에 따른 단기적인 주가 변동은 불가피하겠지만, 실적 발표 내용과 AI칩 공금망 관련 엔비디아측의 언급을 통해 향후 실적에 대한 확신감은 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각에선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커진 것이 오히려 주가엔 부담으로 작용할 위험성도 크다는 지적도 한다. 최근 한주간 엔비디아의 2025회계연도 2분기 매출액 추정치에 대한 미 월가 컨센서스는 10% 이상 상향 조정됐다. 당장 지난 23일(예상 매출액 286억5000만달러)과 비교했을 때 매출액 전망치는 3000만달러(약 399억원)나 커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 빅테크(대형 기술주) 대표 격인 매그니피센트7(M7, 애플·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닷컴·메타플랫폼스·테슬라)의 첫 번째 실적 발표 주자였던 알파벳의 경우 이윤 대비 AI 투자 비용 과다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면서 글로벌 A“I 랠리에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면서 “AI 랠리를 주도 중인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이 예상치를 약간이라고 하회할 경우 실적 호조가 선반영된 주가를 비롯해 ‘AI 거품론’ 공포에 따른 낙폭 역시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단순히 한 기업을 넘어 현재 증시를 이끌고 있는 AI 열풍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올스프링 글로벌 투자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마이크 스미스는 “엔비디아는 오늘날을 대표하는 주식(zeitgeist stock)”이라며 “그 실적은 1년에 네 번의 ‘슈퍼볼(미식축구 결승전)’과 같다”며 중요성을 언급했다.
실적 발표일이 가까워질 수록 전문가들은 ‘낙관론’에 힘을 더 싣는 분위기다. 미 IB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엔비디아의 실적이 올 여름을 마무리하는 큰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봤다.
특히, 회사측이 공개할 2025회계연도 3분기(2024년 8~10월) 실적 가이던스 역시 월가의 전망치를 대폭 상회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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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팅닷컴이 집계한 미 월가 분석가들의 2025회계연도 3분기 엔비디아 매출액 가이던스 전망치는 314억8000만달러(약 41조8369억원)다.
루벤 로이 스티펠 애널리스트는 “연말까지 AI칩 관련 공급망 사정이 긍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엔비디아의 매출액 가이던스 역시 시장의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장의 기대처럼 또 한번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경우 엔비디아 주가도 ‘52주 신고가(140.76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엔비디아 주가는 129.37달러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미 월가 애널리스트 61명의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 의견은 ‘매수(Buy)’가 47명으로 다수를 차지했고, ‘비중확대(Overweight)’와 ‘보류(Hold)’가 각각 9명, 5명이었다. 주목할 점은 ‘매도(Sell)’와 ‘비중축소(Underweight)’ 의견을 제시한 분석가가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미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엔비디아 목표주가 컨센서스도 142.53달러로 신고가 기록을 살짝 뛰어 넘는 수준이었다. 목표주가 최고치는 200달러였다.
미 기준금리가 확연한 인하 국면에 접어든 것도 ‘기술주’인 엔비디아 주가 흐름엔 유리한 조건으로 꼽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이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지난 23일(현지시간)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연설 이후 9월 피벗(pivot, 금리 인하) 기대감은 정점을 찍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엔비디아 실적 발표 후 변동성 확대를 예상하는 견해도 있다. 옵션분석업체 ORATS 집계를 보면 실적 발표 다음날 엔비디아 주가가 10.3%가량 출렁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최근 3년간 실제 실적 발표 다음날 보인 변동성 8.1%보다 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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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에 대한 ‘어닝 서프라이스’ 기대감은 국내 반도체주의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도 키운다.
글로벌 고대역폭메모리(HBM) 1위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AI칩 밸류체인 내 핵심으로 자리잡아 AI 랠리를 함께한 바 있다. 최근 조정장세로 인해 상승폭을 크게 반납한 바 있지만, 지난 23일 종가 기준 SK하이닉스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31.10% 상승한 바 있다.
여기에 그동안 HBM 부문의 부진으로 인해 AI 랠리의 수혜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는 삼성전자까지도 엔비디아에 차세대 HBM 공급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도 엔비디아의 호실적 전망이 반가운 이유다. 최근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대한 HBM3E 8단 퀄테스트를 통과했고, 12단 제품의 경우 통과를 눈 앞에 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5회계연도 2분기) 엔비디아의 실적은 엔비디아 주가 자체의 전고점 돌파 여부를 넘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전반적인 반도체 업종을 둘러산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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