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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윳값 동결’ 유업계, 다변화로 활로 찾는다
남양유업 ‘딸기에몽 아이스크림’ 상표 등록
수입산 증가…업계 상반기 매출 감소 직면
‘건강’ 트렌드로 소비자 공략…수출도 늘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 [연합]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국내 유업계가 다변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감소한 우유 소비에 원윳값 동결로 하반기에도 비상경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품목과 판매 채널을 확대해 소비자 접점을 늘리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유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최근 특허청에 가공유 브랜드 ‘딸기에몽 아이스 홈’ 상표를 출원했다. 딸기에몽은 남양유업이 초코에몽과 함께 생산 중인 가공우유 제품이다.

업계는 이번 상표 출원이 아이스크림 신제품 출시를 위한 남양유업의 사전작업으로 판단한다. 남양유업은 올해 3월 초코에몽을 활용한 아이스크림 신제품 3종을 선보였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상품화 단계 초기에 상표 등록을 먼저 한 것이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핵심 브랜드를 활용한 참신하고 다양한 상품 개발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양유업은 떠먹는 요구르트 ‘리얼슬로우’ 제품을 ‘불가리스 제로’로 상표명을 변경하는 리뉴얼도 추진하고 있다. 제로 제품은 최근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로 인기다. 대표 제품인 불가리스 브랜드와 기존 제로 제품을 결합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행보로 풀이된다.

경쟁사도 마찬가지다. 품목 다양화와 리뉴얼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업계 불황에 따른 위기감이 배경이다. 실제 매일유업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한 8895억원, 남양유업은 4.5% 줄어든 4787억원을 기록했다.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은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하계포럼 강연에서 “우유만 파는 중소기업은 2026년 이후 다 사라질 것”이라며 매출 감소를 극복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 [연합]

국내 우유 소비량도 감소세다. 2021년 445만톤, 2022년 441만톤, 지난해 431만톤으로 꾸준하게 줄었다. 반면 멸균유 수입은 늘고 있다. 국산 제품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낙농진흥회는 올해 흰 우유 등 신선 유제품 원료인 ‘음용유용 원유’ 가격을 동결했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원재료뿐만 아니라 인건비, 공장 관리비 등을 고려하면 관련 제품 가격 인상 압력은 여전하다”면서 “하지만 원유 가격 동결로 사실상 (가격) 조정이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일유업도 하반기 신제품과 판매 채널 다각화를 구상하고 있다. 매일유업의 유가공 외 제품 매출 비중은 2018년 약 19%에서 올해 상반기 약 39%까지 올랐다. 성인 영양식, 식물성 음료, 환자식, 고령친화식 등 ‘건강’ 트렌드를 중심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채널을 통해 홍보를 강화한 효과도 뚜렷하다.

수출도 수익성 강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매일유업의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441억원을 웃돌았다. 이미 지난해 전체 수출액(659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매일유업은 분유 제품을 중심으로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까지 판로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mp125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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