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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의 도전’ 국내 신약개발 역사에 새 이정표
유한양행 ‘렉라자’ 美FDA 승인
美 진출 성공한 첫 국산 항암제
병용요법 매출 6조6000억 전망

“10년이 걸렸다”

다들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다. 한국서 글로벌 혁신신약이 탄생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것도 가장 어려운 항암제다.

도전이 결국 결실을 맺었다. 한국서도 글로벌 혁신신약이 드디어 탄생했다. 2015년 개발을 시작한지 10년만의 쾌거다.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1999년 국산 신약 1호가 탄생한 이후 국내 신약 개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은 세계 최대 제약시장이면서 허가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항암제는 폭발적인 수요에 비해 개발이 어려운 대표 제약 분야다. 국산 개발 항암제가 미국에 진출했다는 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성과로 평가된다.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 요법이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2월 FDA가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J&J는 이번 FDA 승인에 따라 해당 병용 요법이 향후 최대 50억 달러(약 6조6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폐암은 암세포 크기와 형태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뉜다. 이 중 환자 대부분(80~85%)이 비소세포폐암이다. 그리고 비소세포폐암 중 30∼40%에서 EGFR 변이가 관찰된다.

이에 따라 폐암 환자 중에서 서구 환자의 경우 최대 15%, 아시아 환자의 경우 40% 가량이 EGFR 변이가 나타난다. 렉라자는 EGFR 변이 치료제로, 폐암 환자 중 상당수가 렉라자 치료 대상이라는 의미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EGFR 변이 폐암 분야에서 표준 치료제로 사용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를 단독 사용할 때보다 렉라자·리브리반트를 병용한 치료법이 질병 진행·사망 위험을 30% 감소시켰다.

암이 추가로 진행되지 않거나 사망에 이르지 않는 무진행 생존기간(PFS)도 타그리소가 16.6개월이지만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요법은 23.7개월로 더 길었다.

렉라자에 앞서 개발된 타그리소는 폐암 1차 치료제로 널리 쓰이며 작년 매출 58억달러(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미 FDA에서 허가를 받은 국산 신약은 렉라자를 포함, 현재 총 9개가 있다. 2003년 LG화학의 항생제 ‘팩티브’를 시작으로 2014년 ‘시벡스트로’, 2016년 ‘앱스틸라’, 2019년 ‘수노시’와 ‘엑스코프리’, 2022년 ‘롤론티스’, 2023년 ‘짐펜트라’와 ‘알리글로’ 등이다.

하지만 항암제로는 렉라자가 처음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국산 신약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항암제는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가장 많이 도전하지만 성공 확률은 매우 낮은 가장 어려운 분야”라고 전했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혁신신약 출시와 함께 유한양행의 글로벌 탑 50 달성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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