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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확산하는데 정부는 '늑장'...뒤늦게 예비비 편성해 치료제 확보
코로나 집단발생, 6월 0건→8월 2주차 69건 '급증'
올 상반기 먹는 치료제 도입·비축, 작년의 '절반' 수준
5~6월 공급량은 1433명분 뿐...8월 입원자만 1357명
19일 서울 시내 한 약국 앞에 '코로나 키트 소량 입고'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8월 입원환자가 1357명까지 늘어났지만, 진단키트와 먹는 치료제 등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방역당국이 5~6월 각 시도에 공급한 치료제가 1433명분에 불과했던 탓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최고조에 달하자 부랴부랴 예비비를 편성해 치료제 확보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산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재유행 전망에도 5~6월 1433명분만 공급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방역통합관리시스템에 등록된 8월 1주차 코로나19 감염취약시설 집단발생 건수는 28건(752명)이었고 2주차에는 41건(894명)으로 늘어 총 69건, 환자 수는 1646명이 됐다. 집단발생 현황은 감염취약시설에서 단체로 10명 이상 환자가 발생해 신고된 건이다. 개별감염된 환자 수까지 포함하면 환자 수는 이를 크게 웃돈다.

방역당국은 올 여름 코로나19 재유행을 예견했다. 실제 지난 9일 질병관리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는 최근 2년간(2022년, 2023년) 여름철(7~8월)에도 유행해 지난 2년간의 유행 추세를 고려 할 때 올해 8월말까지는 코로나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런 예견과는 달리 치료제 등을 확보하는 데에는 게을렀다.

실제 질병청은 올해 상반기(1~6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11만6000명분, 라게브리오 6만3000명분 등 총 17만9000명분만 도입했다. 당국은 직전 해인 2023년 상반기에는 팍스로비드 20만명분과 라게브리오 14만1000명 등 총 34만1000명을 확보했다. 올해 상반기 직전 해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치는 치료제를 확보한 것이다.

비축량 역시 크게 부족하다. 지난해 2분기 누적 비축량은 52만9000명분인데 비해 올해 2분기엔 20만6000명분에 그친다. 특히 5~6월 두 달 시도별로 사전에 공급한 치료제는 1433명분(5월 831명분, 6월 602명분)에 불과했다. 이에 질병청은 “5월부터 본인부담금 부과 등에 따라 사용량이 급감했고, 지역내 제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발등에 불 떨어진 당국, 뒤늦게 예비비 3268억 편성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가운데 16일 경북 경산시 한 약국에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가 동났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그러나 현재 치료제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사용량이 한 달 사이 40배 이상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약 7만명분을 서둘러 공급한 방역당국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추가 구매를 위한 예비비 3268억원을 편성에 대해 의결했다. 치료제 약 26만2000명분을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이다. 오는 10월까지 고위험군에 공급된다.

예비비를 편성해 치료제를 추가 구매했다는 것부터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안일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예비비는 정부 지출항목 중에서 예측이 불가능한 예산 외의 지출 또는 회계연도의 모든 지출예산보다 필요한 경비가 증가할 때를 대비해, 이를 충당하기 위해 용도를 결정하지 않고 미리 예산에 계상하는 항목이다.

코로나19 확진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이달 말 코로나19 확진자가 주당 35만명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코로나19 주간 입원 환자 수는 6월 말부터 꾸준히 증가해 8월 2주차에 1357명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치료제 사용량도 이미 6월 4주차 1272명분에서 7월 5주차 4만2000명분으로 33배 늘었다.

한편, 코로나 집단발생 사례는 4급으로의 감염병 등급 하향 이후 지난해 9월 216건→10월 205건→11월 194건→12월 50건으로 차차 줄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69건, 2월 79건, 3월 69건, 4월 15건, 5월 4건, 6월에는 0건까지 줄었지만, 7월 14건, 8월에 2주차 69건으로 이번 여름 재확산세를 타고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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