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지급한 차량용 스티커 도안. [서울대학교 발전재단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서울대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지급하는 차량용 스티커를 놓고 온라인상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서울대 가족’을 드러내는 스티커가 대학 서열화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비판, 외국 대학에도 있는 흔한 기념품이 무슨 문제냐는 옹호가 대립했다.

14일 서울대학교발전재단 홈페이지를 보면 ‘SNU(서울대 영문 약자) Family 차량 스티커를 보내드립니다’라는 신청 배너가 띄워져 있다. 재단은 ‘학부모와 자녀의 정보를 입력하면 학교 소식 및 모금사업 안내 등 서비스 제공 및 기념품을 발송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서울대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지급한 차량용 스티커 도안. [서울대학교 발전재단 홈페이지 캡처]

논란이 된 건 이 기념품에 포함되 학부모 차량스티커다. 공지에 포함된 스티커 도안을 보면 ‘프라우드 페어런트’(PROUD PARENT), ‘프라우드 패밀리’(PROUD FAMILY) 혹은 ‘아임 맘’(I’M MOM), ‘아임 대드’(I’M DAD)라는 문구와 함께 서울대 마크가 그려져 있었다.

이를 본 한 누리꾼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모, 가족, 엄마, 아빠 스티커는 서울대가 손수 나서서 이 사회의 저열한 정신 수준을 증명하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갈수록 더해가는 후진국형 계급주의적 천박함, 이미 성인인 서울대생을 양육해 낸 부모임을 자랑함으로써 자식을 철부지로 만들면서 그걸 인지조차 못 하는 사고의 수준, 이 모든 것을 아무 문제의식 없이 공식화해낸 재단 측의 발상과 실행의 촌스러움까지 뭐 하나 부족함 없이 이 나라의 현재 상태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적었다.

반면 대학들이 판매하는 다양한 기념품일 뿐인데 ‘서울대’라고 해서 별다른 의도가 있었겠느냐는 옹호론도 상당하다. 설사 자부심의 표현이라고 한들, 재학생과 재학생 가족들이 노력의 대가를 과시하는 게 무슨 잘못이냐는 의견도 뒤따랐다.

한 누리꾼은 “서울대 부모가 서울대 스티커를 붙이면 문제고 지방대 부모가 지방대 스티커 붙이면 문제가 아니냐”면서 “센트럴 워싱턴 대학은 듣지 못했던 학교인데도 부모 스티커가 있다. 아이오와 주립대도, 예일, 하버드도 다 있다”고 적었다.

발전재단 측 역시 논란이 된 스티커와 관련해 “서울대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고취하려는 목적”이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해당 차량용 스티커가 처음 배부된 것은 지난 1월로, 현재까지 받은 사람은 210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