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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제 헌병경찰한테 뺏긴 ‘의병 서신’ 100년만에 고국 땅으로
한일관계사료집·조현묘각운 시판도 환수
한말 의병 관련 문서. 첨지 및 두루마리. [국가유산청]
한말 의병 관련 문서. 두루마리 펼친 모습. [국가유산청]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자주독립 국가를 향한 의지가 담긴 ‘한말 의병 관련 문서’, ‘한일관계사료집’, ‘조현묘각운 시판’ 등 3점이 100여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국가유산청은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일본과 미국 등에서 환수한 문화유산을 공개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단순히 국외에 있던 문화유산을 국내로 되찾아온 물리적 회복이라는 의미를 넘어 우리 선조들이 조국을 지켜왔던 정신을 오롯이 회복하는 값진 성과”라며 “정부와 민간의 협업, 그리고 소장자의 관심과 선의가 모두 맞물려져 가능했던 결과”라고 말했다.

2개 두루마리에 담긴 13건 문서…의병 탄압 확인
한말 의병 관련 문서. 일제 헌병경찰인 개천장치가 추기한 내용. [국가유산청]

올해 7월 복권기금을 통해 일본에서 환수한 ‘한말 의병 관련 문서’는 두 개의 두루마리로 이뤄진 13건의 문서다. 13도 창의군에서 활동한 허위, 이강년 등이 작성한 문서 9건과 일제 헌병이 항일 의병장 유인석의 시문집인 ‘의암집’이 제작된 곳에서 빼앗은 유중교와 최익현의 서신 4건이다.

각 두루마리 첫 머리에는 ‘일제 헌병경찰인 개천장치가 이 문서들을 수집하고 지금의 형태로 제작했다’는 글이 덧붙여져 있다. ‘한말배일거괴지척독’(한말 일본을 배척한 우두머리의 편지)과 ‘한말배일폭도장령격문’(한말 일본을 배척한 폭도 장수의 격문)이라는 제목도 각 두루마리에 적혀있다. 당시 탄압 대상이었던 의병을 향한 일제의 부정적 시각이 엿보이는 지점이다.

일제의 의병 탄압과 강압적 행위도 확인할 수 있다. 13군 창의군인 허위와 이강년을 체포한 사실과 의암집 제작 현장을 급습한 사실과 일제의 입수 경위가 명확하게 기록돼 있기 때문이다.

임정이 독립 위해 쓴 역사서 ‘한일관계사료집’
4권으로 이뤄진 한일관계사료집. 각 권 첫 페이지. [국가유산청]

‘한일관계사료집’은 1919년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국제연맹에 우리 민족의 독립을 요구하기 위해 편찬한 역사서다. 지난 5월 재미동포 개인 소장자가 “역사적으로 가치가 뛰어난 문화유산을 국민들이 함께 향유하길 바란다”며 아무런 조건 없이 국외재단에 기증했다. 각 권 첫머리에 집필자 중 한 명인 독립운동가 김병조의 인장이 날인돼 있어 그의 수택본(소장자가 가까이 놓고 자주 이용하여 손때가 묻은 책)으로 추정된다.

사료집은 편찬 당시 총 100질이 제작됐다. 그런데 현재 완질로 전해지는 것은 국가등록문화유산인 독립기념관 소장본과 미국 컬럼비아대학 동아시아도서관 소장본 까지 2질 뿐이었다. 이런 점에서 이번 환수의 의미가 크다.

독립운동가 송진우의 부친이 쓴 시 ‘조현묘각운 시판’
조현묘각운 시판. [국가유산청]

‘조현묘각운 시판’은 일본에서 온 독립운동가 송진우의 부친이자 담양학교 설립자인 송훈(1862~1926)이 지은 시문을 써넣은 현판이다. 지난 6월 소장자이자 일본 도쿄에서 고미술 거래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강원 대표가 기증했다.

전남 담양군 창평면 광덕리에 있는 옛 지명인 ‘조현(鳥峴)’에 제사 등을 지내기 위해 묘 옆에 지은 건물을 새로 지은 것을 기념해 후손이 번창하길 축원하는 칠언율시가 적혔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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