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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애미 애비 다 죽인다"…직장 괴롭힘 가해자 "진심 반성" 선처 요구
직장 내 괴롭힘으로 숨진 고(故) 전영진씨 생전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25세 청년의 목숨을 앗아간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가 반성하고 있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13일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1부(부장 권상표) 심리로 열린 A(41)씨의 협박, 폭행,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A씨는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변호인은 "수사와 1심 재판 과정에서는 피해자의 사망 원인과 관련해 다투지 않고 모두 인정했으나, 사실조회 결과 2021∼2022년 피해자가 여러 차례 가정불화로 인해 실종신고가 이뤄졌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피해자의 사망에 다른 요인이 있었던 것 같다"고 변론했다.

그러면서 "지인들이 십시일반 최대한 돈을 모으며 형사공탁 등으로 조금이나마 속죄하려고 계획하고 있다"며 "관대한 처분을 내려달라"고 했다.

검찰은 "정황상 피고인이 피해자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보이며, 사망 원인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등 행위 태양이 불량하다"며 A씨 측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지난해 3∼5월 피해자 고(故) 전영진씨에게 전화로 86회에 걸쳐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폭언을 일삼거나 16회 협박하고,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는 등 네 차례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 같은 ○○ 진짜 확 죽여버릴라. 내일 아침부터 함 맞아보자. 이 거지 같은 ○○야", "죄송하면 다야 이 ○○○아", "맨날 맞고 시작할래 아침부터?", "개념이 없어도 정도껏 없어야지", "내일 아침에 오자마자 '빠따' 열두 대야"라는 등 폭언을 일삼았다.

폭언은 그칠 줄을 몰랐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인격 모독적인 발언들 속에서는 폭행 정황도 드러나 있었다. 심지어 A씨의 입에는 영진씨의 부모까지 오르내렸다.

사망 닷새 전 "너 지금 내가 ○○ 열 받는 거 지금 겨우겨우 꾹꾹 참고 있는데 진짜 눈 돌아가면 다, 니네 애미애비고 다 쫓아가 죽일 거야. 내일부터 정신 똑바로 차려 이 ○○○아, 알았어?"에 이어 나흘 전 "너 전화 한번만 더 하면 죽일 거야"라는 욕설을 들은 영진씨는 홀연히 가족들 곁을 떠났다.

A씨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영진씨는 지난해 5월 23일 생을 마감했다.

영진씨가 다녔던 속초시 한 자동차 부품회사는 직원이 5명도 채 되지 않는 작은 회사였다. 영진씨에게는 첫 직장이었고, 그곳에서 만난 약 20년 경력의 A씨는 첫 직장 상사였다.

1심은 "피고인은 직장 상사로서 피해자를 여러 차례 폭행하고 폭언, 협박을 반복했다. 피해자는 거의 매일 시달렸고,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이 사건은 직장 내 괴롭힘 내지 직장 내 갑질의 극단적인 사례를 보여준다"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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