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이해 부족할듯”...경제 정책 자질 우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네바다 대학교 토마스와 맥 센터에서 열린 유세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손짓을 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재산이 공개된 후 청렴하다는 높은 평을 받았다. 그는 집도 주식도 채권도 없다. 그와 똑같이 흙수저 출신인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은 주택부터 주식, 금, 암호화폐 등을 보유한 수 백만 달러 자산가다.
하지만 월즈 주자사의 재정 상태를 두고 평이 갈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인 대부부분이 투자하고 있는 주식을 단 한 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월즈 주지사가 국가의 경제 정책을 다룰 만한 자질이 있느냐는 우려다. 취약한 투자 경험으로 그가 기업와 금융 당국과 소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월즈 주지사가 가장 최근 공개한 재산공개 자료는 연방하원의원 임기를 마쳤을 때인 2019년 제출한 것인데 당시 36만2000∼83만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와있다. 이는 다른 부통령 후보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월즈 주지사 부부의 순자산이 100만달러(13억8000만원)에 못 미칠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월즈 주지사가 집 등 부동산과 주식, 펀드, 채권 등을 보유하지 않아 유력 정치인으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얻고 있다. 월즈 주지사가 하원의원으로 있던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2년간 제출한 재산공개 자료에도 주식을 보유한 적이 없다고 돼 있다. 유일한 투자 자산은 교사 경력으로 받는 연금 뿐이다.
그가 2019년 미네소타 주지사로 취임해 관저에 들어갔을 당시에는 미네소타주 맨케이토에 있던 집을 30만4000달러에 매각했다. 그의 대변인도 월즈 주지사 부부가 주식을 단 한 주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확인했다고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전했다.
월즈 주지사의 재산 상황은 경쟁 상대인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와 대조를 이루며 더욱 화제를 모았다. 밴스 의원은 성공한 벤처 캐피탈리스트라는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자산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이에 미 언론들은 “민주당이 소수 백인 엘리트 계층을 대변한다는 이미지를 깨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월즈 주지사의 검소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대로 월즈 주지사의 주식 투자 무경험이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인 요소로 다가올 수 있다. 주식 투자는 절반이 넘는 미국인들이 경험해봤을 정도로 보편적인 재테크다. 지난 2022년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발표한 소비자재정조사(SCF)에 따르면 미국인의 58%가 뮤추얼펀드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이탈리아 보코니대학 경제사학과 교수인 귀도 알파니는 WSJ에 “많은 일반인들이 부자들에 대한 존경심이 커지면서 부유한 정치인을 지지할 가능성도 커졌다”며 “부유함을 특정인의 기질을 평가하는 척도로 여기는 미국인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제저명학술지 ‘SAGE(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에서 발표한 논문에선 부자로 태어난 이들보다 노력형 부자를 더 선호하고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앨리슨 슈래거 맨하탄 연구소 선임위원은 블룸버그통신 칼럼에서 월즈 주지사의 재산 이력에 대해 “주식 투자 경험이 있는 미국인이 절반이 넘는 상황에서 주식 투자 경험이 없는 것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며 “투자하지 않는 것은 리스크 관리와 금융 이해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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