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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보육료·임대료·보험료…고정비용 인상에 가계 부담 ↑
미국인들, 고정비용 늘어 인플레 완화세 못 느껴
미국 워싱턴DC의 한 주택 앞에 ‘판매’ 표지판이 붙어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지표에도 보육비·임대료·보험료 상승으로 가계 부담이 증가해 미국인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노동부 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2년간 전기료와 임대료는 10% 이상 올랐으며, 자동차 보험료는 40%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버지니아주에 있는 더 작은 집으로 이사한 제이크 트롬버그와 그의 가족들은 지난해 여름 한 달 동안 500달러(약 68만5000원)가 넘는 전기요금을 받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들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냉장고로 교체했으며, 수영장 펌프를 줄이고 낮에는 불을 끄고 생활했다. 그 결과 최근 월 전기료는 250달러(약 34만2600원)로 줄어들었다.

트롬버그 부부는 다른 비용을 줄이기 위해 주택 보험도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트롬버그는 여전히 연간 1700달러(약 233만원) 이상을 고정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트롬버그는 “물가가 낮아지는 것을 전혀 체감하지 못했다”며 “가스 가격이 조금 낮아지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지출을 늘릴 수는 없다”고 WSJ에 토로했다.

주요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필수적이지 않은 품목들의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말한다. 맥도날드는 최근 고객들이 구매하는 품목 수를 줄이거나 집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5달러짜리 세트 메뉴와 기타 할인 상품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WSJ은 “주택 비용, 임대료 등 다른 유형의 지출은 피하기가 더욱 어려우며 많은 부분이 가계 예산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주거 비용과 숙박 비용은 2년 만에 13% 이상 상승했다”고 전했다.

미국 뉴햄프셔주에 사는 브렌던 매디건과 그의 아내는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가려고 했으나 주택 보험, 교통비 및 기타 비용의 상승으로 계획을 연기했다. 그들은 외식과 영화 관람을 줄였다. 매디건은 “우리는 더 큰 집을 찾고 있었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지출을 줄이고 있다”라고 WSJ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보육료도 지난 2년간 6.4% 가량 상승했다. WSJ은 보육료가 임대료나 주택담보대출 비용 만큼의 비용이 될 수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로 보여도 개인에겐 큰 금액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022년 주요 대도시 지역 센터 기반 보육 시설의 중간 비용은 월 1400달러(약 192만원)를 넘었다. 6.4% 가량 인상되면서 그 비용은 거의 1500달러(약 205만5000원)에 가까워졌다.

또 노동부는 수도, 하수도, 쓰레기 수거 등 필수 서비스는 지난 2년간 비용이 11% 가까이 급등했으며, 전기료는 10% 상승했다고 밝혔다. 또 차량 보험과 수리를 포함한 운송 서비스 비용은 지난 2년 동안 18% 이상 급등했다. 현금이 부족한 미국인들은 자동차 보험 없이 운전하기도 한다고 WSJ은 전했다.

비영리 단체에서 관리자 직책을 맡고 있는 재스민 무어는 약 6개월 전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지불하지 못했다. 이제 그의 월 청구서는 195달러(약 26만7000원)에서 395달러(약 54만원)로 두 배가 됐다. 무어는 또한 그의 자녀의 수학 과외 수업을 취소하고 대신 직접 그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나는 중산층 정도의 급여를 받지만 소득이 낮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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