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개발한 폐질환 조기 선별 장치의 청진 측정 및 폐음 이상 인식 기술을 시연하는 모습. [ETRI 제공]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국내 연구진이 혼자서도 측정할 수 있는 다중 감각 인식 정보를 통해 폐질환을 동시에 선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진단이 어려운 폐질환을 초기에 발견함으로써 폐 손상이 심해지기 전에 빠르게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13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폐질환 진단에 개별적으로 쓰이고 있던 호기산화질소 측정 장치, 폐활량 측정 장치 및 폐음 청진기 장치를 단일 다중감각 인식 장치로 통합했다고 밝혔다.

장치는 폐 상태에 대한 정보를 복합적으로 획득한 후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다중감각 측정 정보와 상호 연관시켜 다각적으로 분석해 다양한 종류의 폐질환을 동시에 선별할 수 있다.

기존에는 폐질환에 복잡한 검사가 필요해 뒤늦게 진단받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폐질환으로 손상된 폐는 치료가 어렵고 완전한 회복도 불가능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개발한 다중감각 인식 기반 폐질환 조기 선별 장치. [ETRI 제공]

ETRI는 폐질환 스크리닝 장치를 통해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치료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사용자의 상태에 적응하는 측정 인터페이스를 통해 어려운 폐질환 검사를 자가측정이 가능할 만큼 친숙하고 흥미 있는 몰입형 폐질환 스크리닝 콘텐츠로 만들어 개선했다.

ETRI는 폐질환 조기 선별 장치의 핵심이 되는 기술로 ▷호기 가스 검출 및 분석 기술 ▷청진 측정 및 폐음 이상 인식 기술 ▷폐질환 자가측정 모바일 콘텐츠 기술 ▷다중감각 폐질환 선별 기술 등을 들었다.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폐 안에 들어있는 호기를 뽑아내는 폐포 호흡 샘플링 기술과 최소 감지한계 5ppb의 초 저농도 산화질소(NO) 감지 기술을 확보했다. 이로써 폐질환 초기에 나타나는 미세한 호기 성분 차이를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해 냈다.

또한, 신체 특성에 따라 예상되는 최대 호흡량이 가변적으로 조절되는 폐활량 측정 기술을 개발해 호기와 폐 기능의 정보를 연동 분석해 정확한 선별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연구진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의 성능은 정량적으로 산화질소(NO) 최소 감지 한계 5ppb를 달성, 호기 유량 최대 감지 한계 900L/min을 달성했고, 이를 가스 농도 조절 시스템과 유량 발생 장치를 이용한 성능 실험을 통해 검증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다중감각 인식 기반 폐질환 조기 선별 장치에 관하여 설명하는 모습. [ETRI 제공]

연구진은 3년 이내에 본 기술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동연구개발기관인 ㈜액티브디앤씨를 통해 기술이전 및 상용화 전 시제품을 개발하고 임상실험을 거쳐 의료기기 등록 및 사업화를 진행하여 전국 노인돌봄센터, 요양원, 주민센터 등의 다중이용시설에 보급할 계획이다.

정일권 ETRI 콘텐츠연구본부 본부장은 “다중감각 기반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해 조기 폐질환 발견 및 치료를 통해 국민 건강 개선 및 사회적 비용 절감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