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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 넘어 올림픽, 게임까지…‘슈퍼 IP’된 응원봉, “커넥터이자 플랫폼” [K-응원봉]
K-팝 필수품에서 롤·스포츠 구단으로 확장
응원봉 넘어 조명ㆍ키홀더ㆍ게임 아이템
“응원봉은 커넥터이자 그것 자체로 플랫폼”

128년의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K-팝 응원봉이 입성했다.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BTS), 세븐틴, 뉴진스가 소속, 응원봉 제작에 일가견이 있는 엔터테인먼트사 하이브가 2024 파리올림픽의 ‘팀코리아 응원봉’ 제작을 맡았다. [하이브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방탄소년단(BTS)의 아미밤, 2024 파리올림픽의 ‘팀코리아 응원봉’, ‘롤(리그 오브 레전드)의 황제’ 페이커가 속한 T1의 응원밴드….

K-팝의 상징이었던 응원봉이 무한 진화 중이다. 대중음악계를 넘어 스포츠, e-스포츠 업계로 침투, ‘1인 다역’에 한창이다.

지난 6월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T1의 홈그라운드 게임. 경기장엔 좌석마다 응원밴드가 하나씩 놓였다. 응원밴드를 손목에 착용하면 중앙 콘솔에서 제어, 경기 내내 오색찬란한 빛을 낸다. 하이브는 이 경기에 초청된 팬들에게 e-스포츠 사상 최초의 ‘응원밴드’를 제공했다.

이승석 하이브 브랜드시너지본부 대표는 “e-스포츠는 각각의 게임마다 아트워크가 고도화돼있고 K-팝 이상의 팬덤과 응원 문화를 가지고 있어 K-팝의 방식을 게임에도 접목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응원봉이 아닌 응원밴드가 T1으로 입성한 것은 게임 분야는 K-팝과 달리 응원봉을 흔드는 문화가 없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e-스포츠와 접목, 발광을 하면서 현장감을 느끼게 하고 몰입감을 높이는 디바이스로 응원밴드를 먼저 테스트해 보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T1의 응원봉은 개발 중으로, 이벤트 일정에 맞춰 공개될 예정이다.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 응원봉을 비롯해 2024 파리올림픽, T1 응원밴드를 제작한 이승석 하이브 브랜드시너지본부 대표는 “응원봉은 커넥터다. 같은 생각을 가진 팬들, 같은 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주고, 팬과 팬 사이에서의 인터랙션을 가능하게 한다는 면에서 연결의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하이브 제공]

최근 파리올림픽 개막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손에 들고 입장하고, ‘거리 응원’ 격인 코리아하우스에서의 단체응원에서도 ‘팀코리아 응원봉’이 반짝였다. 현장을 찾은 사람들은 팀코리아 응원봉을 손에 쥐고 “괜찮아”를 외쳤고, 사람들이 들어올린 응원봉은 대표 응원곡에 맞춰 완벽한 타이밍으로 찬란하게 빛을 냈다. 모든 음악과 응원 구호가 시각적으로 연출된 것이다.

이처럼 K-팝 콘서트 현장의 상징인 응원봉 문화가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면서 응원봉 자체가 ‘슈퍼 IP(지적재산권)’로서 생명을 얻어가고 있다. 누구도 생각지도 못한 ‘미래 성장 동력’이 된 것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사에선 유일하게 응원봉의 디자인부터 기술 개발, 운영까지 ‘자체 제작’하는 하이브는 이 분야를 선점한 최강자다. 하이브는 2020년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응원봉을 통해 자체 기술력을 내재화한 응원봉을 처음으로 제작했다. 물론 하이브 아티스트 중 ‘최초의 응원봉’ 주인공은 방탄소년단(BTS)이다. 다만 방탄소년단의 응원봉은 2015년부터 아웃소싱으로 제작 중이다.

이 대표는 “응원봉 제작 초창기에 모든 기술을 내재화 해 토털 솔루션을 구축해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부터 응원봉의 확장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해왔다”며 “K-팝 팬덤 대다수가 응원봉을 하나 씩 가지고 있다고 보면, 디바이스 자체가 강력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뉴진스의 도쿄돔 공연에서 반짝이는 빙키봉 [어도어 제공]

더불어 자체 제작한 ‘응원봉’을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이어가며 하이브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도 있었다. 신성장 동력은 응원봉의 영역과 용도 확장에서 나온다.

하이브에 따르면 소속 아티스트 응원봉으로 시작한 K-팝 응원봉은 올림픽, T1 응원봉 제작에 이어 현재 국내외 스포츠 구단과도 응원봉 제작을 논의 중이다.

새로운 용도로의 확장은 K-팝 응원봉의 ‘부캐’(부캐릭터) 역할이다. 사실 전통적인 K-팝 응원봉은 가수들의 공연 현장이나 음악방송 이외의 사용 창구를 찾기는 어려웠다.

이 대표는 “팬들이 응원봉을 사용하는 기간으로 따지면 일 년 중 며칠 밖에 되지 않는다”며 “일정 금액 이상을 주고 구입한 응원봉을 보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사용처를 넓히는 방법을 고심 중”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그는 “스마트폰은 애초 통화용 디바이스였지만 지금은 디지털 카메라에 음악 플레이어, PC의 역할까지 하는 것처럼 응원봉 역시 그러한 형태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실제로 현재 하이브에선 응원봉을 다양한 공간과 경험의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응원봉의 용도가 확장되자, 디자인도 달라지고 있다. 초기 모델은 봉 형태였지만, 지금은 일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다양해졌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 KOZ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보이넥스트도어의 응원봉은 집안에서 조명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응원봉에 애착을 가지는 팬들을 위해 각 아티스트별 응원봉 모양의 키홀더를 내놓았고, 응원봉 자체가 게임 아이템이나 캐릭터로도 종횡무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응원봉은 커넥터다. 같은 생각을 가진 팬들, 같은 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주고, 팬과 팬 사이에서의 인터랙션을 가능하게 한다는 면에서 연결의 의미를 갖는다”며 “한국에선 95%, 미국에선 70% 이상의 관객이 K-팝 그룹 콘서트에 응원봉을 들고 온다. 공연장의 필수품인 응원봉의 사용처를 넓혀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하고 흡수하는 것이 앞으로의 방향성”이라고 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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