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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채민정 부산화랑협회 신임회장 “부산 미술시장 질적 향상에 기여하겠다”
“BAMA(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to the World”
채민정 부산화랑협회 제15대 회장(채스아트센터 대표). [사진=채스아트센터]

[헤럴드경제(부산)=임순택 기자] “앞으로 부산화랑협회의 역량 강화, 협회 활성화로 세계화와 부산 미술시장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겠습니다.”

최근 채민정 채스아트센터 대표가 사단법인 부산화랑협회 제15대 회장으로 당선되면서 밝힌 포부다.

부산화랑협회는 지난달 29일 웨스틴조선 부산호텔에서 2024 정기총회를 열고 채민정 대표를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채 회장은 2년 간 부산화랑협회를 이끌게 됐다.

부산화랑협회는 부·울·경 지역 화랑을 주축으로 설립됐다. 지난 1980년 설립 이후로 현재 50여 개의 화랑이 회원으로 등록돼 지역 문화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주요 행사인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를 중심으로 미술 행사를 연중 수시로 개최하고 있고, 지역 작가를 발굴해 해외 시장 진출은 물론 지역 화랑의 해외 전시, 국제 아트페어 등 미술시장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채스아트센터 내부 사진. [사진=채스아트센터]

채 회장은 8일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다시 한번 부산 예술 문화계 발전을 위해 발로 뛸 계획”이라고 밝혔다.

1953년생인 채민정 회장은 시대를 앞서간 여성 리더다. 부산이 고향인 그녀는 부산 청룡초등학교 교장을 지낸 故 채병달 선생의 3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지성인이었던 부친 채병달 선생은 고명딸인 그녀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하지만 시대를 앞서간 여성 화가로 넘어야 할 파고(波高)는 높았다.

채 회장은 “전후 세대, 모두가 가난하던 시절에 아버지는 투철한 교육관으로 지역사회에 촉망을 받던 어른이셔서 가정교육에 엄격하셨다. 그 시절만 해도 여자가 화가가 된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그녀의 가슴 속에는 아티스트로서의 씨앗이 자라고 있었다. 대학진로를 정할 때 미술과를 목표했고 타 지역이 아닌 가까운 대학에 유일했던 미술과가 희망이었다, 그녀는 아버지의 눈을 피해 미술과는 에비고사도 없었고 청강생이 많았던 시절에 그녀는 쉬운 길을 어렵게 돌아서 입학했고 곧장 미술과로 전과해 그림 도구를 숨기며 다녔다고 했다.

채민정 부산화랑협회 제15대 회장(채스아트센터 대표). [사진=채스아트센터]

그녀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부산에서 서양화과가 유일했던 동아대학교 서양화를 전공했다. 누구보다 컸던 예술에 대한 열정은 그녀를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게 만들었다. 끝까지 사랑하는 딸을 위하겠다고 반대만 하던 아버지 벗어나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순수미술학과 서양화 전공 석사과정,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회화사전공 석사과정을 마치는 동안 그녀는 어느덧 뛰어난 아티스트로 한 뼘 더 성장해갔다.

이후 그녀는 뉴욕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활동의 본거지를 해외로 넓혔다. 많은 해외 작가들과 교류하며 수차례 초대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열며 화가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시대를 앞서간 여성 화가로 세계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자신의 작품 세계를 펼쳐온 것이다.

채 회장은 훌륭한 아티스트를 키워낸 스승이기도 하다. 1988년부터 2000년까지 한양대, 동아대, 신라대, 경남대에서 서양화 및 서양미술사를 강의했다. 제자가 아닌 동등한 아티스트로 학생들을 대하며 평생 갈고닦아온 학문과 지성을 전하며 거친 세상에서 아티스트로 살아갈 길을 제시해왔다. 이 같은 활동으로 2000년, 뉴밀레니엄 ‘새천년의 시작’으로 베를린 세계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2013년, 위대한 한국인 대상 ‘미술발전공로대상’을 수상했다.

2001년에는 채스아트센터를 열어 부산 미술문화 발전의 구심점으로 삼았다. 부산 해운대 달맞이 언덕에 있는 채스아트센터는 총 6층 높이의 아방가르드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로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원형 전시공간이다. 부산 1세대 서양화가인 故 김종식, 故 송혜수 작가의 작품을 비롯해 한국 근대 미술을 이끌어온 유명 작가와 신진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부경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와 부산외대 평생 교육원과 함께 ‘부산과 예술 품는 시민인문학 무료강좌’를 비롯해 미술, 음악, 영화 등 다채로운 주제로 최고의 강사진으로 구성된 ‘체스아카데미’를 열고 지역 문화 저변 확대에 기여해 왔다. 또 선진 해외 작가들과 교류하며 수차례 우수한 작품전을 개최해 부산 화랑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채 회장은 다양한 대외 활동으로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에도 이바지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부산국제환경예술제-BIEAF(제11·12·13·14·15·16회) 초대 작가 및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했고, 현재 해운대문화관광협의회 감사, 해운대문화원 이사, 한국유스호스텔 부총재를 맡고 있다.

부산화랑협회 재창립 멤버이기도 한 채 회장은 협회 고문을 맡으며 키워온 협회와 부산에 대한 애향심도 각별하다. 2년 간 부산화랑협회를 이끌어갈 채 회장은 당선 소감으로 “BAMA to the World”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채 회장은 “대도시의 아트페어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현실에서 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BAMA의 모습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런 성과를 위해서 그간 많은 회원들과 사회 구성원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다”며 “앞으로 BAMA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회원의 역량 강화, 협회 활성화가 선행돼야 할 것이지만, 더불어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현실적인 예술지원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 ▷재정 확충·예산 확보 ▷국내외 아트페어 참가 지원 ▷회원 역량 강화와 친목을 위한 워크숍 정례화 ▷홈페이지 선진화 등 주요 공약을 충실히 이행해나갈 뜻을 밝혔다.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채스아트센터 전경. [사진=채스아트센터]

‘문화는 도시, 더 나아가 한 국가의 경쟁력’이라는 것이 채 회장의 오랜 지론이다.

채 회장은 “미술(Fine Arts)은 사회정신 문화의 정점이며 동시에 환경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 3차산업이다. 다시 말해, 전문 갤러리들이 각기 다른 목적을 지향하는 갤러리(판매자)와 콜렉터(구매자)를 연결, 그 괴리를 조정해 시장가를 결정하는 판매시장”이라면서 “지역사회와 함께 멀리서 찾아올 만한 미술시장을 연다면, 새로운 관광 수요가 창출돼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며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민정 회장은 “멀리서 찾아올 만한 미술시장을 열기 위해선 지자체의 지원금이 필수 불가결하다”며 “예산을 확보하고 예술의 뿌리, 부산 미술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kookj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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