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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대출 올인한 시중銀, 슬슬 금리 다시 올린다
연체율 상승에 건전성 한계 직면
하반기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듯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조여오자 중소기업대출에서 활로를 찾던 시중은행이 잠시 ‘휴전’을 이어가고 있다. 공격적인 금리 인하로 기업대출을 유치하자 건전성 측면에서 탈이 나고 있어서다. 중소기업대출의 대출문턱이 높아지고, 은행들은 당분간 대기업 등 우량대출을 중심으로 자산관리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최근 보증비율이 100%인 중소기업 보증서담보대출에 대해 지난 3~5월까진 평균 4.53%의 금리를 제공했지만, 4월~6월 해당 금리가 4.56%로 올라갔다. 신한은행 역시 4.45%에서 4.46%로 금리가 올랐다.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내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중기대출 금리가 올라간 것이다.

담보 없이 취급되는 중소기업 신용대출의 경우 인상폭이 더 컸다. 신한은행은 3~5월까지 신용이 1~3등급에 해당하는 기업에 대한 금리를 평균 4.29%에 취급했지만 4~6월 4.46%로 17bp(1bp=0.01%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은 4.6%에서 5.7%로 110bp 인상됐다.

업계에선 금리를 낮춰 공격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유치하던 시중은행의 영업이 점차 사그라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자 기업대출로 눈을 돌려 적극적인 기업고객 영업을 펼쳐왔다. ‘선 성장 후 수익’ 영업전략을 펼친 하나은행은 대출자산을 급격하게 늘리며 리딩뱅크 자리에 앉았고, 신한은행 역시 이에 대응하며 상반기 기업대출을 크게 늘렸다.

한 시중은행의 기업금융 담당 부행장은 “6월까지는 기업대출을 유치하는 데 있어 은행들의 금리경쟁이 치열했다”며 “서로 뺏고, 빼앗기는 싸움이 지속되다 7월부터는 소강상태에 접어들며 ‘휴전’이 된 상황”이라고 귀뜸했다.

시중은행의 중기대출이 축소되는 데에는 건전성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평균 연체울은 0.321%로 지난해 말(0.286%)보다 3bp 상승했다. 5대 은행의 연체율이 모두 악화한 결과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연체율이 0.22%에서 0.28%로 6bp 상승했고, 우리은행은 0.26%에서 0.3%로 4bp 올랐다. 이외에도 신한은행이 0.26%에서 0.27%로, 하나은행 0.26%에서 0.27%, 농협은행이 0.43%에서 0.44%로 1bp씩 올랐다.

연체율 상승은 기업대출 자산 규모가 증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5대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기업대출 잔액은 821조7911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2.3% 증가한 708조5983억원을 기록한 가계대출 대비 배가 넘는 증가세다.

문제는 고금리의 지속 및 물가상승이 장기화하면서 중소기업들이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의 빚 상환 능력도 호전되지 않아 이들을 향한 대출 문턱이 향후 더 높아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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