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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돌아온다”...개미들 ‘빈집털이’ 열중
외국인·기관 집중순매도 종목 투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기아·현대차
증권가, 반도체 저점·AI 수요 여전
차 실적 우려 속 엔캐리 청산 호재

개인투자자들이 지난 5일 발생된 증시 폭락 이후 외국인·기관들이 집중 순매도한 종목 투자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기관의 수요 공백 시기를 놓치지 않고 향후 주가 반등을 노리는 이른바 ‘빈집털이’ 전략에 나선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과 현대차·기아를 둘러싸고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종가기준)는 폭락장이 시작된 지난 2일 대비 107.78포인트(4.0%) 낮다. 코스피는 지난달 11일 연중 최고치(2891.35)를 기록한 뒤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2거래일간 반등했지만 이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322.94포인트(11.17%) 떨어진 상태다.

올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23조282억원)로 국내증시 순매수에 나선 외국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연고점 갱신일(7월11일) 후부터 전날까지 3조5456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순매도 우위로 전환된 흐름이다. 특히 폭락장 시작(2일)부터 전날까지 4거래일 동안 절반분 이상(1조9715억원)을 집중적으로 팔았다. 이 기간 기관투자자 역시 1조4909억원을 순매도했다.

폭락장부터 전날까지 외국인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1조6241억원)다. 이어 ▷SK하이닉스(-6274억원) ▷기아(-1013억원) ▷현대차(-642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634억원) 순이다. 코스닥에서는 ▷제이시스메디칼(-179억원) ▷휴젤(-153억원) ▷피엔티(-133억원) ▷에코프로비엠(-132억원) ▷유진테크(-81억원)가 순매도 상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코스피에서 ▷삼성전자(-1조1015억원) ▷아모레퍼시픽(-1351억원) ▷SK하이닉스(-858억원) ▷HD현대일렉트릭(-600억원) ▷KB금융(-575억원) 순으로 순매도했다. 코스닥에서는 ▷테크윙(-286억원) ▷아이빔테크놀로지(-157억원) ▷심텍(-136억원) ▷코미코(-111억원) ▷리노공업(-102억원) 순으로 팔아치웠다.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투자자·기관들의 수급이 떨어진 ▷삼성전자(2조5956억원) ▷SK하이닉스(7050억원) ▷아모레퍼시픽(1861억원) ▷기아(1089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897억원)를 상위 순매수했다.

반도체주는 지난달 중순부터 주가가 우하향하는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버블(거품) 우려 속 수급이 극명히 엇갈리는 업종이다. 이달 28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향후 주가 방향성을 둘러싼 신중론과 낙관론이 맞서고 있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5일 종가 기준 12개월 선행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20배, 1.35배 수준이다”며 “7월11일(증시 고점) 종가 기준 각각 1.50배, 2.10배를 기록한 것에 비해 앞선 18거래일 간 과도하게 하락했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저가매수 시점이라 봤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그간 우위였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둘러싸고 공급 다변화 필요성에 따른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AI의 수요는 시장의 우려와는 다르게 여전히 강하다”며 최선호주로 꼽았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HBM 경쟁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주가가 단기간 내 19% 급락한 점을 감안 시,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동사 주가가 급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은 낮다”며 “추세 하락 이전에 반등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 판매실적 부진 영향으로 최근 주가가 부진하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미국 시장 도매 판매가 전년대비 16.4% 증가해 기타 지역 판매 감소를 만회했지만 미국 시장 의존도 지나치게 높아지고 있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짚었다. 기아차에 대해서는 “미국 중심의 도매 판매 호조세가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으나 리테일 판매와의 간극 커지며 재고 누적 위험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증시 폭락장을 기점으로 엔 캐리 트레이트 청산에 따른 호재 가능성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완성차업체들과 경쟁하는 현대차·기아에겐 엔화가 강세일수록 수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2009년 대세 상승을 기록할 당시 미국 신공장 가동과 원엔환율 상승을 2~3년 후행했었다”며 “이번 사이클에도 미국 신공장 가동과 엔화 강세라는 동일한 조건이 존재한다”고 했다.

유동현 기자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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