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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비디아 AI칩 결함, AI거품론에 기름 붓나
차세대 AI 가속기 ‘GB200’ 논란
HBM3E 16개 탑재 최상위 모델
삼성·SK 납품 일정 차질 가능성
反엔비디아에 삼성 반사익 볼수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AI가속기 ‘블랙웰’ 제품을 들고 있는 모습 [연합]

엔비디아가 하반기 출시할 예정인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 시리즈에 설계 이상이 발견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끼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 확산에 AI거품론까지 대두되며 엔비디아를 포함한 AI 반도체 관련 주가가 휘청이고 있는 상황에서 악재가 겹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이번 엔비디아 결함으로 AMD, 구글 등 ‘엔비디아 대안 찾기’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사 다변화를 꾀해온 삼성전자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HBM3E 16개 탑재 블랙웰 설계 결함 논란...삼성·SK 긴장=블룸버그통신과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지 디인포메이션은 지난 3일(현지시간) MS 관계자를 인용해 “엔비디아가 최근 고객사에 AI 가속기 블랙웰의 ‘설계 결함’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6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에서 블랙웰 시리즈를 공개하며 연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설계 결함으로 납품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당초 계획보다 3개월 가량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제품은 블랙웰 시리즈 중 최상위 모델인 ‘GB200’인 것으로 알려졌다. GB200은 HBM3E 8개를 탑재한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B200’ 2개와 자체 중앙처리장치(CPU) 그레이스 1개를 포함한 슈퍼칩이다. B200 1개 가격이 최대 4만달러(5400만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초고가다.

이번 설계 결함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3E 납품 일정도 다소 미뤄질 전망이다. GB200에는 5세대 HBM인 HBM3E가 총 16개 탑재된다. 블랙웰 출시를 앞두고 밀려드는 주문량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HBM3E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전환해왔다. 블랙웰 출시가 내년으로 지연되면 당장 하반기 실적에 다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제 막 HBM3E 공급을 앞둔 삼성전자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중 8단 HBM3E을, 하반기 중 12단 HBM3E 대량 양산할 예정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해부터 엔비디아 호퍼 시리즈에 탑재되는 4세대 제품 HBM3를 공급해왔다. 호퍼는 현재 기준 시장 수요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설계 결함 이슈로 오히려 HBM3 공급이 늘어나 SK하이닉스에는 별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이번 설계 결함 이슈로 ‘반(反)엔비디아’ 흐름이 더욱 강화되면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AMD, 구글 등은 자체 개발 GPU를 출시하며 엔비디아 대항마를 자처하고 있다. 실제로 애플은 AI 모델 학습에 엔비디아 칩이 아닌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칩을 채택했다. AMD와 구글에 자사 HBM을 납품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AI 가속기 시장 다변화로 인한 수혜가 예상된다.

▶엔비디아에 ‘대형악재’ 분명...‘AI거품론’에 기름 붓나=엔비디아에게는 대형 악재가 겹쳤다. 시장에서는 오는 3분기부터 블랙웰 납품 실적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AI거품론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엔비디아의 굳건한 실적이 중요하다. 그러나 블랙웰 출시가 내년으로 출시가 밀릴 경우, 오히려 AI거품론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엔비디아의 ‘반독점’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미국 법무부가 엔비디아의 반(反)독점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보도가 나왔다. 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한 엔비디아가 시장 지배력을 악용해 경쟁사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사들에 보복을 위협했다는 것이다. 프랑스에 이어 또 한 번 반독점 리스크에 휘말리며 엔비디아의 단독 질주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민지 기자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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