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이건 진짜 소름 돋는다” 충격 넘어 공포…수상한 ‘연구원’ 무슨 일이
한국뇌연구원 연구실 모습.[한국뇌연구원 유튜브]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이건 연구 테러사건입니다. 한달 동안 진행한 실험이 물거품이 됐습니다.”

최근 한국뇌연구원 게시판에는 연구실험실에 이산화탄소 밸브를 임의로 잠그지 말라는 글이 게재됐다. 주말에 누군가 연구실에 무단으로 침입해 세포배양실에 24시간 공급되어야 하는 이산화탄소 밸브를 잠그고 도주, 실험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는 이야기다.

한국뇌연구원에 따르면 신경혈관단위체연구그룹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다수의 밸브 테러사건이 발생했다.

뇌 세포의 인지기능 향상을 조절하는 원인 분자를 연구하는 신경혈관다위체연구그룹은 실험용 쥐(마우스) 실험을 통해 얻어진 혈액 세포를 분석해 인지기능 차이, 향상 정도, 기억력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문제는 이 실험실은 보안구역으로 외부인들의 출입은 통제되고 허가받은 연구진만 출입이 가능하다. 정황상 내부자의 소행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통상 실험실별로 2~3억 정도의 기관고유사업비가 배정되는데, 아주 기본적인 단백질 분석비용은 통상 최소 10만원(1건) 수준이지만 이를 다양한 실험군 형성과 비교를 위해서는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의 비용이 소모된다.

바이오분야 한 출연연 관계자는 “생물학 연구 특성상 연구 초기 셋팅, 실험가설에 입각한 세포 배양 등 주변환경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초기 단계에서 연구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며 더 나아가 연구성과 창출 지연 등 무형적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지속적으로 누군가 연구방해를 위한 것으로 연구윤리 위반이며, 국가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에 대한 업무방해, 재물손괴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취재결과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었다. 실험 과정에 있는 정상 쥐와 치매걸린 쥐 비교군을 모아놓은 곳에 칸막이를 제거하여 쥐를 섞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수많은 국가 예산을 투입해 수행하는 연구가 한순간에 날아가버린 셈이다.

한국뇌연구원 대구 본원 전경.[헤럴드DB]

현재 뇌연구원은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따라서 공용공간(출입문, 복도, 공용 회의실 등)에만 CCTV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특정 사무실, 연구실에 대해서는 설치하고 있지 않다.

게시글을 게재한 연구자는 기관 차원에서 이런 행위를 차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제도적으로 쉽지 않은 상태다. 결국 CCTV를 설치해 연구실을 24시간 감시해야 하나,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공공기관의 고정형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및 운영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공용장소가 아닌 사무실, 연구실과 같이 제한된 장소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서 설치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또한 연구활동 감시를 위한 CCTV설치를 위해서는 연구원 직원들 전체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한국뇌연구원 관계자는 “사건 발생 이후 연구실 출입통제 장치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열릴 연구운영위원회에서 이 같은 사태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