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한국생명공학연구원 공동 연구팀. KAIST의 임성갑(왼쪽부터) 교수, 조영학 박사, 생명연의 이하나·손미영 박사 [KAIST 제공]

세포치료제로 이용하는 줄기세포 배양은 그동안 동물 병원체의 전파 위험이 있고, 생산공정 간 변동성이 큰 동물 유래 물질에 크게 의존해 왔다. 국내 연구진이 동물 유래 성분을 완전히 배제한 신개념 줄기세포 배양 플랫폼을 개발하고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의 장기 배양을 가능하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KAIST는 임성갑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의 손미영 박사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화학적으로 합성된 동물 유래 물질을 완전히 배제한 제노-프리(xeno-free)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 배양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인간 배아줄기세포와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의 배양은 마우스(실험 쥐) 섬유아세포와 매트리젤과 같은 동물 유래 성분에 크게 의존함에 따라 줄기세포 기반 치료법의 임상적 적용에서 법적, 윤리적 문제를 야기하며 줄기세포 치료제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크게 제한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합성 고분자 스크리닝·최적화를 진행한 후 배양 기판에 코팅해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에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부착 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줄기세포 배양 플랫폼을 개발했다.

개발된 플랫폼에서 장기 배양 이후 줄기세포 성능 검증하기 위해 해당 플랫폼에서 장기 배양된 인간 배아줄기세포와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의 성능을 확인했다.

그 결과 기존 표준 줄기세포 배양 코팅제인 매트리젤과 비교해 성능 손실 없이 안정적으로 배양됨을 입증했다.

이는 세계 최초로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동물 유래물질 배제 환경(제노-프리)에서 10회 이상 장기 배양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개발된 플랫폼은 매트리젤에서 배양한 세포와 비교해 세포의 분화·자가 재생과 줄기세포 특성 유지에 관여하는 핵심 단백질들의 발현이 변화 없이 유지됨을 확인했다.

이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안정성과 일관성을 높이는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줄기세포 배양 방식에서 벗어나 동물 유래 성분을 완전히 배제한 새로운 제노-프리 배양 플랫폼을 개발한 것”이라며 “줄기세포 치료제 상용화를 위한 원천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개발된 플랫폼의 상용화와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벤스드 머티리얼스’ 온라인판에 17일 게재됐다. 구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