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복권 판매로 쌓인 기금으로 가정폭력·스토킹 피해자를 돕는다.
기획재정부는 30일 올해 415억원의 복권기금을 가정폭력을 포함한 스토킹·교제폭력 피해자 지원에 집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목적으로 쓴 392억원보다 5.9%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기재부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우리가 1000원짜리 복권을 한 장 구매하면 평균적으로 약 410원이 복권기금으로 조성된다”며 “이렇게 조성된 복권기금은 스토킹 및 가정폭력 피해자의 일상 회복 지원을 포함해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와 소외계층 복지사업에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고 전했다.
복권위가 기금을 가정폭력·스토킹 피해자 지원에 쓰는 것은 오는 8월이면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26년이 되지만, 여전히 피해자 혼자서 가해자와 맞서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김지원(가명·40대) 씨는 심각한 알코올 중독이었던 남편으로부터 지속적인 폭행, 폭언을 당해 결혼생활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료법률지원을 위해 법률구조기관을 찾았다. 이 사업은 복권기금으로 운영되는 ‘가정폭력·스토킹 방지 및 피해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2002년 대한법률구조공단과 협약하여 폭력 피해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무료로 법률지원을 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복권기금을 활용해 총 32억원 규모로 시행된다.
법률상담, 소송대리 등을 지원받아 이혼 및 위자료와 자녀양육비를 받을 수 있던 김 씨는 “전남편이 생활비를 주지 않으며 경제적으로 통제하는 바람에 법률 자문을 얻기 어려웠는데 복권기금 덕에 무료법률지원을 받을 수 있어 감사하다”며, “복권기금의 지원을 받아 아이들을 지킬 수 있었던 만큼 앞으로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삶에 대한 의지를 비쳤다.
‘가정폭력·스토킹 방지 및 피해자 지원사업’은 ▷여성긴급전화 1366센터(18개소) ▷가정폭력 상담소(123개소) ▷가정폭력피해자 보호시설(65개소) 운영 ▷스토킹 피해자 지원 등 피해자의 안전한 일상 회복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여성긴급전화 1366은 가정폭력과 스토킹 등으로 긴급한 구조·보호가 필요한 피해자들에게 365일 24시간 상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가정폭력 상담소와 피해자 보호시설을 통해 가정폭력, 스토킹, 교제 폭력 피해 상담, 임시 보호와 더불어 치료회복프로그램, 법률구조기관 등에 필요한 협조와 지원요청과 같이 자립 지원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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