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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 김민기 “시대의 기록 정도로만 남길”…유족, 이수만에 조의금 돌려줘
김민기 학전 대표 [학전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시대의 기록 정도로만 남았으면 좋겠다.”

1970~80년대 ‘저항의 상징’이자, 1990년대 대학로 소극장 문화를 꽃 피운 가수이자 공연 연출가인 故 김민기(1951~2024) 학전 대표의 마지막 인사다. 김민기의 유족은 지난 21일 별세한 고인의 뜻을 이렇게 전했다.

모든 장례 일정을 마친 유족은 29일 학전을 통해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께서 장례식장을 찾아주셨습다. 제한된 시간과 장소로 인해 조문 오신 한 분 한 분께 정성 들여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정말 큰 위로와 힘이 됐다. 각자의 방식으로 추모해 주신 많은 분들께도 한 분 한 분 뵙고 인사드릴 수 없어 이렇게나마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일장 내내 계속해서 ‘우리 아빠 참 잘 살았네.’ 라는 생각이 들어 눈물과 웃음이 함께 나오는 시간이었다. 고인도 한편으로는 뿌듯한 마음으로 가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모두 다 고맙습니다”라고 재차 고마움을 전했다.

유가족이 감사 인사와 함께 입장을 담은 메시지를 낸 것은 앞서 지난 22일 학림다방에서 진행한 간담회 당시 고인의 당부를 추후 알리겠다는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유가족은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묵묵히 일해 오신 고인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유족들도 잘 알고 있기에, 고인이 일생에 걸쳐 일궈낸 일들에 대해 유족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고인 혼자의 힘으로 이룬 것들이 아니라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고인은 살아생전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더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장례 기간 동안 고인과 관련한 보도에 대한 사실관계도 바로잡았다.

학전 측은 “예상 보다 이른 고인의 임종을 맞은 유족들은 슬픔에서 미처 헤어나오기도 전에 장례를 치르게 됐다”며 “고인과 가족의 뜻에 따라 조의금과 조화를 사양한다고 밝혔음에도, 장례 첫날 경황없는 와중에 많은 수의 조화가 놓여지고 일부 조의금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께서 줄지어 조문을 기다리고 계신 상황에서 강한 의지로 익명의 봉투를 쥐어 주시는 분들과 실랑이를 계속할 수 없었던 점 양해해주시기 바란다”며 “경황없이 받은 조의금은 돌려드릴 수 있는 것은 돌려 드렸고, 또 돌려드리려고 한다. 돌려드릴 방법을 찾지 못하는 조의금은 유가족이 상의하여 적절한 기부처에 기부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유족에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또 “이수만 씨의 고인과 유족을 위한 배려로 인한 해프닝으로 이해해주시기 바란다”며 “유족의 거듭된 사양에도 불구하고 봉투를 두고 가셨고, 다음날 이수만 씨와 동행했던 가수 분께 서운하지 않도록 잘 전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봉투를 돌려드렸다”고 덧붙였다.

고 김민기 대표는 임종을 앞두고 가족들에게 긴 메시지를 남겼다. 유가족은 이 내용 중 일부를 알렸다.

학전 측은 “유가족은 고인의 작업이 ‘시대의 기록 정도로 남았으면‘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고인의 이름을 빌린 추모공연이나 추모사업을 원하지 않음을 밝힌다”며 “마지막까지 고인으로 인하여 불편한 상황이 생기는 것을 염려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모든 일은 학전을 통해 진행될 수 있도록 해 주시길 요청 드린다”고 했다.

이어 “유가족은 고인의 유지를 온전히 이해하고, 왜곡되지 않도록 받들고자 한다. 앞으로의 학전을 있는 그대로 지켜보고 응원해주시기 바란다. 고인을 추모해 주신 많은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마무리 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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