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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난다”·“여러분도 돌려받으시길”…티몬 환불 시작·1800명 환불 가능할까[르포]
티몬 소비자 수백명 강남구 신사동 사옥 점거
오전 7시께 첫 환불…현장 접수만 1800명 넘어
티몬 측 “오늘 30억원 가량 환불 가능할 것”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티몬 본사에서 환불을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김용재 기자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이후 본사 건물을 닫았던 티몬이 환불을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본사를 점거한지 하루만이다. 환불을 받기 위해 대기하던 고객들은 찜통같은 더위에 지난밤을 꼬박 세웠다. 현재까지 현장에서 환불을 대기하는 인원은 1800여명, 접수된 환불 신청 건수는 400건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들처럼 티몬 본사를 찾지 않은 고객들과, 소액결제 고객들에 대한 환불은 기약없이 미뤄진다는 점이다. 티몬측은 이날 환불 가능액을 ‘30억원’ 가량으로 잡았는데, 이 금액은 언제 소된 될지 모른다. 티몬측도 ‘노력하겠다’는 얘기만 반복했다. 티몬측은 30억원 이후 환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현재로선 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티몬측이 처음으로 환불을 하기 시작한 시점은 26일 오전 7시 10분께다. 현장에서 대기하던 고객들 약 10여명이 티몬으로부터 환불금이 입금 됐다고 기뻐하자 현장에서는 “와!”하고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접수 순번대로 환불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날 오전 8시 30분께에는 접수 번호 90번대인 이들도 환불을 받았다며 자리를 떴다.

이날 오전까지 최소 수십명이 본인들이 써낸 계좌로 지불했던 금액을 환불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티몬 측에서는 계좌 입금까지 이뤄진 인원이 몇명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티몬 본사에서 환불을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김용재 기자

환불을 받았다는 한 30대 여성 A씨는 엉엉 울면서 티몬 사옥을 빠져 나왔다. A씨는 “남편이랑 여름 휴가를 가기로 한 금액 300만원을 돌려 받았다”라며 “어제 새벽부터 남편이랑 고생했는데, 돌려받아서 너무 다행이다. 눈물이 난다”라고 말했다.

티몬캐시 320만원 가량을 돌려받았다는 이모(36)씨는 입금 내역을 공개하며 “티몬 캐시를 사용하다 봉변을 당했는데, 하루종일 본사를 점거해 겨우 환불 받았다”라며 “현장에 있는 분들이라도 다 돌려받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들처럼 이날 오전부터 환불을 받기 시작한 인원들은 전날부터 티몬 본사 앞에 길게 대기하면서 기다렸던 인사들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이날 새벽에도 택시를 타고 티몬 본사앞으로 찾아 환불 대기 줄에 가세하기도 했다. 전날부터 티몬 본사앞을 찾아 밤샘 대기를 했던 인원은 약 500명에 달했다. 길게 늘어선 대기 고객들은 인근 거리와 티몬 신사옥 주변까지 번져나갔다.

소비자들은 지난밤을 더위와 싸우며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밤을 샌 이들은 티몬 신사옥 지하 1층 사무실 책상에 엎드리거나 주차장 바닥에 앉아 눈을 붙이기도 했다.

다만 현장을 찾은 모든 이들이 환불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티몬 측에서 이날 현장을 찾은 이들에게 줄 금액이 30억원 가량 있다고 설명했는데 한 사람당 300만원씩 돌려받을 경우 1000명 가량 환불이 가능한 수치다. 현재 현장에서 대기하는 인원은 1800명이 넘었고, 환불 신청은 약 400명 가량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진 26일 새벽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왼쪽)이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환불을 요구하는 피해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은 이날 오전 0시 40분께 소비자 수백여명이 점거 중인 티몬 신사옥 지하 1층을 찾아 “위메프 대응보다 많이 지연된 점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현장에 남은 소비자들에게 30억∼40억원가량의 환불 자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권 본부장은 “유보금으로 환불을 진행 중”이라며 “환불 자금 규모가 확실하게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오늘은 (30억원) 정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권 본부장은 ‘30억원이 소진되면 다시 30억원이 마련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자금 사정이 여의찮아서 모든 걸 한 번에 해결해드리기는 힘들 것 같고 순차적으로 해결해드리려고 계획을 잡고 있다”며 “성수기이기도 하고 많은 분이 피해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보니 일단 여행 상품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단 부분만 알아달라”고 했다.

26일 오전 환불을 시작한 티몬 사옥 지하 1층에 띄워진 화면. 김용재 기자

한편 현장 조사를 위해 찾아온 공정거래위원회 직원과 티몬 직원의 귀가를 소비자 100여명이 막아서면서 “관계자 불러내라! 입장 발표해라”라고 고성을 지르는 등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들 직원은 26일 새벽 티몬 직원들이 현장 환불을 신청받기 시작한 뒤에야 귀가했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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