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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윤호 기자]한화오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로 손해를 입은 투자자들에게 회사 측이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5일 소액주주들이 한화오션과 안진회계법인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3건을 묶어, 원심 판결 중 회사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분식회계를 포함한 재무제표가 공시된 2014년 4월 1일부터 대우조선해양의 적자 전망이 보도되기 전까지 주주들이 본 손해는 허위공시 때문이 아니라고 판단한 원심 판결에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이 기간에 회사의 재무 불건전성을 드러내는 보도가 있었던 만큼, 허위 공시와 주가 하락이 무관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원심이 적자 전망 보도 후 거래 정지 전까지 주가 하락은 허위공시 때문이라고 본 부분은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과거 대우조선해양은 2008~2016년 8년여에 걸쳐 분식회계를 저질렀다. 매출액을 과다 계상하고 매출원가를 낮추는 등 다양한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진회계법인은 이 같은 분식회계가 포함된 대우조선해양 감사보고서에 대해 ‘적정’ 의견을 냈다.
대우조선해양 투자자들은 “분식회계를 통해 허위 내용이 기재된 각종 보고서들을 진실한 것으로 믿고 대우조선해양의 주식을 취득했다가 이후 주가 하락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줄줄이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해 이들이 102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지만, 2심은 책임을 줄여 92억 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인정했다.
대법원은 “손해 인과관계에 관한 기존 법리에 따라 허위 공시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다른 요인에 의해 주가가 하락했음이 증명되지 않은 경우, 자본시장법상 손해액 추정이 깨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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