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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크플레이션 우려’ 외식업계도 원유협상 촉각
업계 “제품값 소폭 인상 불가피”
소규모 매장일수록 피해 클듯

원유(우유 원료) 가격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최종 가격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윳값 인상폭에 따라 유제품을 비롯해 아이스크림, 생크림 등 관련 제품 가격이 인상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다. 밥상물가는 물론 외식업계로 여파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는 농가 생산비와 소비량을 고려한 원윳값이 ℓ당 26원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신선 유제품 원료인 ‘음용유용 원유’ 기준 현재 ℓ당 1084원에서 협상 이후 최대 ℓ당 111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원윳값이 오르면 관련 유제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실제 원윳값이 ℓ당 88원 오른 지난해 유업계는 우유 제품 가격을 4~6% 올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물가로 인한 소비침체를 고려하면 올해 원윳값은 최소로 인상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다만 흰 우유 사업의 영업이익이 1%대이기에 업체로서는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윳값 협상이 끝나기 전에 일각에서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한다. 이미 소비자가 체감하는 수준으로 물가가 오른 영향도 크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롯데웰푸드 ‘월드콘 바닐라’의 평균 소매가격은 2019년 6월 1101원에서 올해 6월 1517원으로, 37.8% 올랐다. 빙그레 ‘붕어싸만코’는 1127원에서 1470원으로, 30.4% 인상됐다. 같은 기간 우유 1ℓ 가격이 2540원에서 2970원으로, 16.9% 오른 점을 고려하면 원재료에 인건비와 공공요금 등 부대비용 영향이 뚜렷했다.

원재료 시세는 제품 가격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다. 롯데웰푸드는 원재료 코코아 국제 시세 폭등을 이유로 지난달 1일부터 ‘가나 초콜릿’과 ‘빼빼로’ 등 초콜릿이 포함된 제품 17종의 가격을 평균 12% 올렸다. 글로벌 초콜릿회사인 허쉬도 올해 1분기 제품 가격을 약 5% 인상했다.

외식업계의 고민도 크다. 특히 우유를 활용한 음료나 디저트를 판매하는 카페 점주들의 주름살이 깊다. 카페를 영업하는 한 자영업자는 “과일을 활용한 라테나 빙수, 케이크 등 디저트 메뉴를 다양화하는 추세인데 우유는 필수 재료”라며 “코코아, 커피 원두 등 수입에 의존하는 재룟값이 오른 가운데 우윳값까지 오르면 메뉴 가격을 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소규모 매장일수록 원윳값 인상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대기업이나 프랜차이즈와 달리 자본력이 인상 충격을 온전히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원재료를 소규모로 관리하는 영세업자들은 단기간 매출 등을 고려해 가격 조정이 어렵기에 원재료 인상 여파가 대기업보다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석준 기자

mp125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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