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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널뛰는 건 싫어요, 얌전한게 좋아요”…‘콜로 커버친다는’ 커버드콜, 도대체 넌 누구냐 [투자360]
올 들어 개미 커버드콜 ETF 2조 넘게 순매수
국내 23종목 상장
주가 큰변동 없을시 수익 차곡차곡
큰 상승시 수익 과실 못 누려
큰 하락시는 손실 온 몸으로 맞아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커버드콜 전략을 내세운 상품이 인기를 끌며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으나, 복잡한 구조 탓에 상품을 올바로 이해하고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전날(16일)까지 국내 상장 커버드콜 ETF를 2조532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지난 1∼5월 개인투자자 누적 순매수액이 1조원3000억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한 달 반 동안 커버드콜 ETF에 7000억원 규모의 순매수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상장된 커버드콜 ETF는 23종목이다. 이 가운데 12종목이 올해 상장했으며, 2분기(4∼6월)에만 8종목이 출시됐다. 특히 최근에는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해도 수익이 제한되는 커버드콜 ETF의 단점을 극복하려는 ‘2세대 커버드콜’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커버드콜 ETF 구조가 더욱 난해해져 개인투자자들은 투자하려는 ETF가 어떤 전략을 사용하는지, 그에 따른 장단점은 무엇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토스뱅크 자료

파생상품 시장에서 많이 쓰이는 ‘옵션(option)’이란 용어는 사전적 의미대로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어떤 물건(자산)을 약속된 시점에 미리 약속된 가격으로 사고 팔 수 있는 권한이다. 옵션은 두 가지로 나뉜다. 약속된 시점에 이 물건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콜(call)옵션이라 부르고, 반대로 팔 수 있는 권리를 풋(put)옵션이라고 한다. 살 때는 전화(콜)를 걸어서 사고, 팔 때는 매물을 책상 위에 놓으면(풋) 되는 거라고 이해하면 쉽다.

커버드콜은 바로 이 콜옵션 매도를 활용한 투자 전략이다. 콜옵션을 활용, 본인이 생각하는 목표수익 대비 미달분을 ‘커버’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주식 등 기초자산 가격이 횡보할 때 콜옵션 매도로 생기는 꾸준한 프리미엄(옵션가격)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지만,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은 얻을 수 없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질 때는 하락한 만큼 손실을 보는 구조다.

예를 들어 100만원 짜리 주식이 있다. 이 주식을 보유한 A는 주가가 당분간 횡보할 것으로 예상, 추가 수익을 노리고 100만원으로 이 주식을 살(콜) 수 있는 권리증서(옵션)를 만든다. 그런데 B는 이 주식의 주가가 오를 것으로 생각하고 이 권리증서를 5만원(프리미엄)에 산다.

그런데 한달 뒤 이 주식의 주가는 100만원 그대로였다. 이 때 A는 증서 매도로 5만원을 벌지만, B는 5만원을 손해보게 된다. 만일 주가가 200만원이 됐다고 가정해보자. B는 증서 매수에 사용한 5만원을 제한 95만원의 수익을 거두는 반면 A는 증서 매도로 벌어들인 5만원을 차감한 95만원의 수익 기회를 잃는 셈이 된다. 또 반대로 주가가 50만원으로 떨어진다면 A는 5만원을 뺀 45만원의 손실을 그대로 떠안게 된다.

이처럼 커버드콜은 기초자산의 가격이 큰 변동 없이 지지부진할 때 수익을 차곡차곡 쌓을 수 있는 상품이다. 반대로 주가가 크게 오르면 이의 과실을 거의 누릴 수 없고,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손실을 온몸으로 맞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커버드콜은 옵션 매도에 따른 프리미엄으로 주가 하락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을 뿐, 하락을 피하는 커버드콜 ETF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커버드콜의 이런 ‘상방 제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콜옵션 매도 비중을 조절하는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옵션의 초단기 옵션으로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대신 옵션 프리미엄을 높여 포트폴리오의 일부만 콜옵션 매도에 활용하는 구조다. 상방이 제한되는 커버드콜 한계를 극복하는 또 다른 전략은 ‘미스매칭’이다. ETF를 구성하는 주식 포트폴리오와 콜옵션의 기초자산을 다르게 두는 것이다.

한편, 최근 들어 커버드콜 ETF 종목명에 ‘10∼15%’가 들어간 상품이 여럿 출시되고 있으나 이는 정기예금 같은 약정 금리가 아니라 ETF의 연 분배율 ‘목표치’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으로 콜옵션의 기초자산, 예컨대 나스닥100의 변동성이 현저히 감소해 옵션 프리미엄이 낮아질 경우 수취하는 분배금도 줄어든다. 15%라는 수치 역시 연간 지급된 분배금의 합이 ETF 연평균 순자산가치(NAV·ETF 1주가 보유한 순자산)의 15%에 해당한다는 의미이지, 개인투자자가 매수한 ETF 가격에서 연 15%에 해당하는 분배금을 제공하는 개념이 아니라는 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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