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행사장에서 만난 일론 머스크 테슬라(가운데)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전 미국 대통령.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 CEO가 아메리카팩(America PAC)에 4500만달러(약 623억8000만 원)를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조 론스데일 팰런티어테크놀로지 공동설립자, 미국 최대 카지노 라스베이거스 샌즈그룹 주주 미리암 아델슨 등 세계적인 수퍼리치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새 정치후원단체(슈퍼팩)에 후원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총격 사건을 계기로 머스크 CEO가 공식적으로 지지를 표시하면서 트럼프 대세론에 힘을 보태는 가운데, 후원금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월등히 앞지를 지 주목된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후원하는 새 슈퍼팩 ‘아메리카팩(America PAC)’에 7월부터 매달 4500만달러(약 624억 원)를 기부할 계획이다. 슈퍼팩은 후원금 상한선이 없어 거액의 선거 정치자금을 낼 수 있다.

지난 달에 결성된 아메리카팩은 경합 지역에서 조기 투표 및 우편 투표를 요청하도록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WSJ은 현재까지 아메리카팩에 모인 기부금은 875만달러(약 121억 2000만원)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암살 미수 사건 이틀 만인 15일(현지시간)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날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상을 입은 오른쪽 귀에 붕대를 착용한 채 등장했다. [연합]

앞서 머스크는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도중 암살 시도를 당하자 그를 적극 지지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트럼프 사진을 올리며 “나는 트럼프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그의 빠른 회복을 희망한다”고 했다.

또 “미국에 이처럼 터프한 후보가 있었던 것은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마지막이었다”고 치켜세웠다. 미국 26대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1912년 유세 현장으로 가던 중 총상을 입었지만, 병원에 가지 않고 90분간 연설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동안 머스크는 트럼프의 ‘잠재적 후원자’로 여겨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메리카팩에 후원한 사람들이 머스크의 측근이라며 “아메리카팩이 머스크로부터 상당한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아메리카팩을 주도한 팰런티어테크놀로지의 조 론스데일 공동설립자는 머스크의 최측근이다. 론스데일은 아메리카팩에 100만달러(약 13억 8570만원)를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위스코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에서 15일(현지시간) 개최된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이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호명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

아메리카팩 후원자에는 이 외에도 마크 저커버그에게 페이스북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으로 유명한 억만장자 캐머런과 타일러 윙클보스 쌍둥이 형제가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인 미국 최대 카지노 라스베이거스 샌즈그룹 주주 미리암 아델슨, 테슬라 전 이사회 구성원인 안토니오 그라시아스 등도 후원자 명단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억만장자들이 줄을 서면서 트럼프가 후원금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월등히 앞설 가능성도 커졌다. WSJ은 “트럼프의 후원금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떨어지면 이것(아메리카팩)이 선거 자금을 늘려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보다 지난 2분기 선거자금 모금액을 더 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선캠프는 2분기에 3억3100만 달러(약 4592억원)를 모금했다고 밝혔고, 바이든 대선캠프는 같은 기간 2억6400만달러(약 3661억원)의 후원금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대선후보 TV토론 이후 사퇴론에 시달리면서 거액 기부자들에게 후원금 동결 압박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