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부산의 한 유명 어학원에서 수업 중 5세 여아를 성추행한 미국인 강사가 취업비자도 없이 범행 당일 소주 7병을 마신 뒤 수업을 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 부산지법 형사7부(부장판사 신헌기)는 성폭력 범죄 특별법 위반(13세 미만 강제추행),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미국인 강사 A씨(30대)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 공소사실과 A씨 진술을 종합하면 A씨는 지난 5월 22일 부산 동래구 한 어학원에서 술에 취한 채 수업을 하다가 5세 여자아이에게 다가가 신체를 접촉하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이날 재판에서 "사건 당일 통틀어 7병의 소주를 마셨다"고 진술했다. 그는 올해 3월 관광비자로 입국해 취업비자 없이 이 어학원에서 일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 변호인은 A씨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자 측과의 합의를 타진하기 위해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법정에 출석한 피해자 측 변호인은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으니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A씨가 채용됐던 어학원은 전국에 60여개 지점을 둔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으로, 부산교육청은 사건 이후 해당 학원은 물론 외국인 강사를 채용한 시내 전체 525개 학원을 대상으로 외국인 강사 범죄 전력 조회 등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한편 A씨에 대한 다음 공판 기일을 다음달 20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