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맛집으로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된 인천 연수구의 한 국밥집. [유튜브 '그린바틀TV'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밥과 고기가 무한리필 된다는 이유로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된 인천의 한 국밥집이 유튜브에 소개된 이후 되레 적자를 봤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는 '저 때문에 적자가 났다고 합니다. 사장님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유튜버 A씨는 올 초 영상을 통해 소개했던 인천 연수구의 한 국밥집을 언급하며 "당시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신상 매장이었고, 밥은 물론 국밥 안에 들어가는 고기까지 무한리필이 된다는 사실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영상 공개 후 두세 달쯤 지나자 '이제는 더 이상 고기 리필을 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어찌된 일인지 궁금해 다시 방문해 보니 '(사장님께서) 손님은 많이 늘었지만 오히려 적자를 봤다'고 하셨다"고 알렸다.

이 국밥집의 모둠 국밥 한 그릇은 7900원이다.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19세 이하 학생들에게는 1000원 할인해 6900원을 받고 있다. 수저와 반찬을 '셀프'로 챙겨야 하지만, 밥과 반찬뿐만 아니라 국밥 속 고기도 무제한으로 리필돼 가성비 맛집으로 입소문이 났다.

인천 연수구의 한 국밥집에 붙은 안내문. [유튜브 '그린바틀TV' 영상 캡처]

그러나 유튜브에 소개되면서 손님이 늘자 식당은 되레 문제가 생겼다. 밥과 반찬, 고기를 무한으로 제공받고는 이를 그대로 남기고 가는 이른바 '진상' 손님들 탓이었다.

식당 사장 B씨는 "그때 (유튜브) 하고 나서 한두 달인가 관리비를 못 냈다. 적자로 (가게) 유지가 안 되더라"라며 "이런 표현 죄송스럽지만 무례한 손님들이 정말 많았다"고 토로했다.

B씨는 "동네 식당은 정겹지 않나. 원래 의도는 동네 사람들에게 국밥에 술 한잔 드시고 (모자라면) 더 드리는 이런 식의 취지였다"며 "방송 나간 이후부터는 기본으로 무한리필이 되는 줄 알고 리필을 여러 번 하고…셀프다 보니 그 다음 날 팔 게 없을 정도로 다 거덜 났다. 두 달 동안 월세를 못 낼 정도로 적자였다"고 밝혔다.

B씨에 따르면 고봉밥을 담아 여러 차례 먹고는 마지막 밥을 그대로 남기고 가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또 차량으로 함께 온 단체 손님들이 고기를 계속 리필하고는 고스란히 남기고 간 일도 있었다. 이러한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B씨는 '손님이 그만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인천 연수구의 한 국밥집에서 밥을 여러 차례 리필해 먹은 뒤 남기고 간 모습. '유튜브 채널 '그린바틀TV' 영상 캡처]

적자에 허덕이던 B씨는 결국 무료로 고기를 리필해 주던 운영 방침을 중단하고, 2000원의 추가 요금을 받기로 했다.

B씨에게 사과한 A씨는 "사장님도 제가 영상을 좋은 의도로 올린 사실을 알고 계셔서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았다"며 "이젠 고기 리필할 때 2000원의 추가금을 받기 때문에 적자는 아니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생각보다 진상 손님들이 많다. 특히 가성비가 좋은 집일수록 더 심하다", "호의가 계속되면 호구인 줄 안다", "저렇게 좋은 식당들이 잘 돼 하는데, 오히려 없애려고 하는 것 같다", "저번에 방문했을 때 옆테이블에서 리필해 놓고 다 남기고 가더라", "리필 적당히 먹고 남기지 맙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