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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병원 교수들 “전공의 95% 복귀 안해…우리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사직시한 정해 압박 말고 투명·합리적 정책 결정해야”
“의료현장 가라앉아…내년까지 남아있을지 몹시 회의적”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오른쪽 두번째) 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 융합관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께,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가 드리는 의견’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이대로라면 전공의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의료 공백을 해소하려면 사직 시한을 정해 전공의를 압박하는 대신 지금이라도 정책을 바로세워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또 “교수들이나 병원은 다음 대책이 없다”며 “내년까지 저희가 이 자리에 있을지 몹시 회의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 융합관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께 드리는 의견’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은 정부가 전국 수련병원에 전공의 사직을 최종 처리하라고 요청한 소위 ‘데드라인’이다.

비대위는 “정부가 전공의 복귀를 끌어내기 위해 (미복귀 전공의에게) 행정 처분을 하지 않기로 하고 수련 특례도 마련했지만, 이러한 조치로는 돌아오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들은 서울대병원 사직 전공의 약 95%는 의사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비대위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것은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정책 추진 강행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는데 그 정책은 바뀌지 않았고, 정책 결정 과정 역시 여전히 일방적이고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며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는 이유를 밝혔다.

교수들은 조 장관에게 “사직 시한을 정해 전공의를 압박하는 대신 지금이라도 정책을 바로 세우고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정책을 결정해 달라” “사직을 선택한 전공의의 사직서 수리 일자는 전공의 의사를 존중해 결정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또 병원 집행부에는 “‘일괄 사직 처리’와 같은 본인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폭압적인 처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며 “합리적 결정을 내려 달라”고 했다.

비대위는 ‘사직 처리 이후의 대책’에 대한 질문에 “대책이 없다. 교수들이나 병원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며 “현 상황을 유지하는 수밖에 없는데 유지가 아니라 사실 의료 현장이 다 가라앉고 있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 융합관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께,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가 드리는 의견'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내년 3월까지 저희가 이 자리에 있을까에 대해 몹시 회의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그 전에 의료공백 사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공의 복귀를 위해 내년도 의대 증원 정책을 원점 재검토하자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적어도 정책 수립 과정을 투명하게 밝혀 근거가 있는 방향성을 가지고 관계자와 합의한 후 차근차근 진행하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비대위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또다시 휴진을 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자 “중증·응급 환자들을 돌보지 않을 수는 없지만 정부 정책에 동의하는 건 아니”라며 “어떻게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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