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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라운드 개그맨' 사랑받던 이병훈 前프로야구 해설위원 별세
이병훈 전 해설위원(오른쪽)이 2012년 경찰로부터 감사장을 받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번뜩이는 재치 덕에 '그라운드의 개그맨'으로 불린 이병훈 전 해설위원이 12일 심근경색으로 영영 눈을 감았다. 향년 57세.

고인은 선린상고(현 선린인터넷고)와 고려대를 졸업했다. 1990년 MBC 청룡으로부터 1차 지명을 받은 후 팀이 LG 트윈스로 간판을 바꾸며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고인과 함께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동기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명포수 중 한 명 김동수 서울고등학교 감독이다.

1990년 정규시즌 타율 0.258로 활약한 고인은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결정적 순간마다 존재감을 보여 LG의 창단 첫 우승도 견인했다.

1992년에는 타율 0.300, 16홈런, 45타점으로 최고의 한 해를 지냈다.

이후 1993년 시즌이 끝난 후 해태(현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됐다. 고인은 중장거리 타자로 활약하다 1996년 삼성 라이온즈로 트레이드됐고, 그해 시즌 이후 현역에서 은퇴했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516경기 타율 0.267, 38홈런, 169타점이다.

고인은 현역 시절부터 남다른 입담을 자랑했다. 은퇴 이후 마이크 앞에서 그 재능을 뽐냈다.

특히 전문 용어를 말하기보다 구수한 입담을 곁들여 재치 있게 상황을 설명하는 데 능숙했다.

SBS 라디오와 원음 방송 등에서 라디오 해설을 했고, 2006년부터는 KBSN 스포츠 야구 해설위원으로 사랑 받았다.

고인은 야구 중계뿐 아니라 다양한 방송에도 출연했다.

아울러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2012년 시즌 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할 때 국내 야구인 중 성공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점치는 등 날카로운 안목도 있었다.

고인은 지난 2012년에는 서울 관약경찰서에서 '용감한 시민상'도 받은 바 있다.

그는 원래 선행을 공개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야구팬인 관악경찰서 관계자 덕에 의협심을 발휘한 일이 알려졌다.

고인의 둘째 아들 이강호(개명 전 이용하)는 대를 이어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로부터 지명됐다.

유족은 부인 백영미씨 사이에 2남으로 이청하·이강호 씨가 있다.

수원 성빈센트 병원 장례식장 5호실에 빈소가 마련됐다. 발인은 14일 오전 5시, 장지는 화성 함백산 추모공원이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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